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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2월 29일(토) 인당수 사랑가

하일도 2009. 1. 24. 13:26

얼마전에 응태부인의 사랑이야기를 실은 적이 있는데 오늘은 "인당수 사랑가"라는 뮤지컬을 보고 느낀 소회를 잠시 언급하고자 한다.

 

어제 저녁 모임에서 인당수 사랑가라는 뮤지컬을 부부동반하여 보았다. 심청전하고 춘향전을 퓨젼으로 각색한 줄거리다. 춘향이는 심봉사의 딸로 나오고 이몽룡을 만나 사랑한 이야기는 춘향전과 같다.

 

그런데 아버지의 엄명에 기하여 과거보러 서울로 간 이몽룡이, 양반을 사랑한 죄로 딸 대신 감옥에 갖힌 심봉사, 약속을 기다리는 춘향이, 춘향이를 설들하여 후실로 삼으로는 변학도에 대한 줄거리는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나 여기에 나오는 변학도는 사악한 사또가 아닌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설득력있는 아버지 같이 느껴졌다. 한마디로 변학도의 말이 너무도 마음에 와 닿는다.

 

이몽룡과 춘향의 사랑은 현실을 모르는 치기어린 사랑으로 치부되기도 하는데, 이것이 현대인, 특히 순수와 사랑이라는 혈관에 때가 끼어 동맥경화증에 걸린 우리에게 과거를 회상하게 하고 잠시나마 그곳으로 돌아가보자 하는 강한 충동을 가져오게 한다.

 

결국 춘향은 과거에 장원급제한 이몽룡을 기다리다가 사랑한 그 마음 고이 간직하면서 인당수 푸른 물에 뛰어 들고 한 발 늦게 도착한 이몽룡이 이를 보고 다시 인당수 푸른 물에 뛰어 들어 내세의 사랑을 확인하는데....

 

누가 사랑을 목숨보다 귀하다고 했던가? 흔히 흘러간 유행가를 부르면서도 그 노랫말의 의미도 모르고 입만 움직인 내가 한심하다고 생각도 해보고...  아내와 결혼을 당장 시켜주지 않으면 더 이상 살지 않겟다고 가족들을 겁주어  이룬 결혼이지만 왜  말도 안되는 짓을 했는지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좋다. 우리는 너무 사랑에 진부해 있고 이같은 뮤지컬을 통하여 약간의 때라도 씻어 내고 과거의 찬란했던 사랑의 기쁨에 대한 일시적인 전률을 느꼈다면 이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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