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Re:고향집 살구나무 눈물나게 보고싶구나

하일도 2010. 7. 7. 11:02

살구나무에 얽힌 글과 사진, 댓글 너무 잘 보았습니다.

지난 옛정이 솟아나고 아련한 그 때를 그려봅니다.

어릴 때 동네 여기 저기에  늙은 살구나무가 있었고

 팥살구는 달고 맛있고 떡살구는 크고 살이 많았습니다.

당시 대로변에 친구 아버지가 하는 한약방(회춘당 한약방으로 기억함)이 있어

살구씨를 주고 계피를 조금씩 받은 기억이 납니다.

오래전에 고시공부한답시고 선산뒷골 넘어 어구산에 들어가 혼자 기거할 때

여기 저기 살구나무에 달린 살구를 옛날 생각하고

 한바구니 따 먹다가 체하여 혼이난 기억도 납니다.

 

며칠전 7월 3-4일 대학 동기들과 부부동반으로 안동 지례예술촌마을에서 모처럼 만나

 친구들과 옛정도 나누고 산간 오지의 고요도 체험했습니다.

다음날 영양 두들마을에 있는 이문열의 광산문학연구소도 둘러보았습니다(오래전에 그곳에서 이문열 선생과 밤늦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슴).

담 너머 심어있는 앵두나무와 살구나무에서 붉은 앵두랑 노랗게 익은 살구도 따먹었습니다.

바로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덕촌으로 와서 돌아가신 부모님 뵐려고  밭으로 가니 형님이

밭에서 검게 그을린 얼굴로 일하고 계십니다.

작별을 하고 장모님이 계시는 하송으로 가니 장모님은 허리와 다리가 불편하여 걷지도 못하고

방에 혼자 앉아 계십니다.

마당에는 살구씨가 담긴 그릇이 있었고 어디에서 모았는지 냉장고에서 살구를 꺼내어

서울가서 먹어라면서 주셨습니다.

저녁해 드리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길 때

일어서려고 하다가 넘어져 일어나시지도 못하는 장모님을 보고

아내는 또 울고 나도 눈물이 났습니다.

집나간 우리는 참으로 불효자다.

고향에서 고향을 지키고 부모님을 모시는 사람들이 진정 효자다는 것을 느낍니다.

살구에 관한 글을 보고 당시 느낀 감정을 읊어 봅니다.

 

 

 

출처 : 선산사랑
글쓴이 : 하일도(이선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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