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요당

하일도 2011. 1. 5. 11:16

[漢詩散策] 이제현 선생의 구요당(九曜堂)

 

오늘 소개하는 시는 이제현선생의  구요당(九曜堂)이라는 제목의 칠언 절구 한편입니다.
구요당은 특정한 집의 이름인데, 그 집 주변의 풍경을 주제로 하여 전원의 한가한 모습을 아울러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溪 水 潺 潺 石 逕 斜 (계수잔잔석경사)
寂 寥 誰 似 道 人 家 (적요수사도인가)
庭 前 臥 樹 春 無 葉 (정전와수춘무엽)
盡 日 山 蜂 咽 草 花 (진일산봉열초화)

시냇물 졸졸 흐르며 돌길은 비탈이 졌는데,
그 누구의 집인 지 고요하기 마치 도인의 집 같아라.
뜰 앞의 누운 나무에는 봄이 와도 잎이 나지를 않으니,
찾아 온 벌떼들만 풀과 꽃을 찾아 온 종일 애닯구나.


(어 휘)

溪水 : 시냇물     

潺潺 : 물이 조용히 흐르는 모습
石逕 : 자갈 길, 돌길        

斜 :기울다, 비탈지다
寂寥 : 조용하다, 쓸쓸하다.     

似 : ~과(와) 같다.
庭前 : 뜰 앞         

臥樹 : 넘어져 드러누운 나무
無葉 : 잎이 없음        

盡日 : 하루 종일, 온 종일
咽 : 목메이다, 울다
 
(지은 이)

지은 이는 이제현(李濟賢, 1287 - 1367), 자는 중사(仲思), 호는 익제(益齊), 역옹(櫟翁)이며 시호는 文忠.
1301년 15세에 과거시험에 장원으로 급제 후에 여러 벼슬을 두루 지내다.
1314년에 원나라에 들어가서 당대의 석학이자 명필인 조맹부(趙孟頫)등과 함께 고전을 연구하다.
당시 고려와 원나라와의 복잡 미묘한 관계하에서 나라의 국익을 챙기며 고려 왕조의 안정 유지에 외교적인 역할이 많았음.
공민왕이 즉위 후에 우정승을 거쳐 수상인 문하시중(門下侍中)을 역임하며 기울어가는 왕조의 부흥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다.
당시의 신 유학(儒學)인 정주학(程朱學)이 우리나라에 뿌리 내리도록 그 정착의 기반을 마련한 분으로 평가를 받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명문가로 자리 잡은 경주이씨의 중시조(重始祖)로서도 높이 추앙을 받는 어른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