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도 2011. 4. 25. 13:38

偶吟        송한필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요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이라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는구나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가        가련하다 한 봄의 일이여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이라     비바람 속에서 왔다 갔다 하는구나

偶吟(우음 : 우연히 읊다) 

 

본관은 여산()이고 자는 계응()이며, 호는 운곡()이다. 신사무옥()의 밀고자 사련()의 4남 1녀 중 막내아들로, 익필()의 동생이다. 할머니가 사예() 안돈후()의 서출()이었으나, 아버지가 신사무옥을 고변한 공으로 당상관에 올라 집안이 번성하게 되었다.

형 익필과 함께 당대의 문장가로 이름이 높았는데, 이이()가 당시 자신과 성리학에 대해 논의할 만한 사람은 익필·한필 형제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뛰어났다.

1586년(선조 19) 신사무옥의 피해자 안당(瑭)의 후손이 무죄를 주장하며 송사()를 벌였는데, 이에 맞송사로 대응했다가 사련이 무고한 것이 밝혀져, 가족들이 모두 노비가 되어 흩어졌으므로 그 뒤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인로()·김지백()·최대겸()·박신립()·조호인() 등과 교유하였으며, 시 32수와 잡저()가 익필의《구봉집()》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