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도 2011. 9. 22. 15:47

황갈색 능소화가

한적한 저녁볕을 만나고 있습니다.

가는 여름이 아쉬운지

해맑은 웃음마저 애처롭게 보입니다.

더위는 고비를 넘고

우리는 또 계절을 생각합니다.

 

늦게 빛난 여름이어도

세월은 야속하게도 떠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멋진 마무리로

고운 꿈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모든 역량을 담아

결과로 화답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곤 가을입니다.

그리곤 추억들이 쏟아질 것입니다.

한여름의 땀방울이

결실을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그렇게 여름은 가고

작별은 또 우리를 울릴 것입니다.

 

그래도 곡식이 익고 있으니

풍성한 수확이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는 힘낼 수 있습니다.

힘차게 달릴 수 있습니다.

저 내일을 위하여...

저 가을을 향하여...

 

서늘한 저녁 창을 닫으니

친숙한 풀벌레의 소리도 멀어집니다.

이것이 현실이고

이것이 운명인가 봅니다.

그리움은 물들고

그저 밤은 깊어만 갑니다.

태평 장재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