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고사리 연수원의 1박 2일 연회
하일도
2014. 7. 17. 14:59
모임이 있어 금요일 새벽에 마누라와 놀러 갔다가 어제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
잠은 괴산 연풍 조령 3관문 쪽인 이화여대 고사리 수련관에서 잤다.
하늘에 둥근달은 가득하고 큰 적송 아래 바위에 앉아 소나무 가지 사이로 흘러내리는 달빛을 보면서 술잔를 날리며서 벗과 대화를 나누었다.
대저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하나,
하늘에는 밝은 달이 있고 사방은 고고한 늙은 소나무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고, 밤벌레 소리 또한 대자연의 숨소리로 맞이하고, 가까이는 술과 벗이 있어 그 향기 그윽하니 세상에 무엇을 더 바라면서 나를 그곳에 속박하겠는가?
속세의 욕망이라는 것이 다 보잘것 없고 허망한 것이 아닌가!
밤이 늦어 내리는 이슬의 한기에 정신이 들어 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으나 곳곳에 들리는 친구들의 코고는 소리에 잠은 저만치 달아나고, 다시 달을 잊지 못하여 밖을 나와 솔밭사이를 거닐었으나 달은 이미 서쪽으로 기울었고, 주흥은 이미 사라지고 없어 피곤함만 엄습한다.
다시 방에 들어와 눈을 감고 잡념을 없애려고 반야심경을 빨리 암송하다 보니 코고는 소리가 교향곡으로 변해 이내 잠이 들었으나 그것도 잠시, 어떤 대학생이 우리 방으로 들어와 바로 내 머리 위에 있는 옷장문을 열고 고곳에다 오줌을 싸는 사태가 벌어져 난리가 났다
술취한 놈은 다 마찬가지 인가.
아직 시계는 새벽 5시가 되지 않았는데....
더이상 잠을 청할 수가 없어 양말을 신고 조령 3관문에 올랐다.
출처 : 송설37회(김천중34회,김천고21회) 동기회
글쓴이 : 이선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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