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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척의 훈계를 듣고 도망가는 공자
하일도
2020. 4. 24. 22:06
공자는 도척의 훈계를 듣고 두 번 큰 절하고 도망가다!!(3부)
게시글 본문내용
이야기는 계속 이어 집니다. 공자의 가소로운 말을 들은 도척은 처음에는 호탕하게 웃다가 이내 도척 특유의 화을 내며 찌렁 찌렁한 큰소리로 공자의 말을 반격하기 시작합니다. "네 이놈 구(丘)야, 썩 이리 나오너라! 이익으로 나를 유혹하여 바로잡고 그럴듯한 말로 충고하려 하는데, 그것은 우매한 자들에게나 통하는 수작이다. 내 용모가 준수하여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것은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네놈이 그렇게 떠들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면전에서 사람을 칭찬하는 놈치고 뒤에서 험담하지 않는 놈이 없다고 들었다. 또 네놈은 큰 성을 주고 많은 백성를 다스릴 수 있게 해준다고 혀를 놀렸는데, 이는 필시 네놈이 이득으로 나를 꾀어 내어 나를 우매한 놈들 다루듯 얼러서 내가 지금 하는 일을 못하게 하려는 얕은 수작이다. 성(城)이 큰 것으로 말하자면 천하보다 큰 것은 없다. 요.순 임금이 천하를 차지 했지만 그 자손은 송곳하나 세울 만한 땅도 갖지 못했다. 은나라 탕왕이나 주나라 무왕도 천자의 자리에 올랐으나 멸망하여 대가 끊어지고 말았다. 이는 너무 큰 이득을 탐했기 때문이다. 옛날엔 새나 짐승이 많았고 사람은 적었다. 그래서 사람도 새처럼 나무 위에서 살면서 짐승을 피해 낮이면 도토리나 밤을 줍고 밤이면 나무 위에서 쉬었다. 또 옷이란 것을 몰랐고 여름에 먹을 것을 마련하여 겨울에 사용하였다. 더나아가 자기의 어머니는 알아도 아버지는 몰랐으며 사슴들과 함께 살면서 논밭을 일구어 곡식을 거두어 먹고 살면서 서로 해(害)를 끼칠 마음을 갖지 않았다. 이것은 덕이 지극한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황제는 덕을 완전히 실현시키지 못하여 싸움만 일삼아 수백리를 피로 물들였고, 요.순이 천자가 되자 수작을 부려 수많은 신하를 앞세웠고 탕왕은 선왕을 내쫒았고 무왕은 선왕을 죽였다. 그뒤로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짓밟고 다수가 소수를 없신여기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탕.무왕 이후론 군왕이란 것은 모두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리들이다. 그런데 네놈은 문왕과 무왕의 도를 앞세운다면서 천하의 논변을 도맡아 후세를 가르친다고 입방아를 찧고 헛된 소리와 거짓으로 군왕을 홀려서 부귀한 신분이 되려 하고 있을 뿐이다. 구야, 도둑이라면 네놈보다 더 큰 도둑은 없다. 천하는 어째서 네놈을 도둑 구(丘)라 하지 않고 나를 도둑 도척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네놈은 달콤한 말로 자로(공자의 제자)를 꾀어서 너를 따르게 하고 그의 높은 벼슬를 버리게 하였고 긴 칼을 풀어 놓게 하여 공구가 천하의 난폭자를 없앤다는 공치사를 들으려 하였다. 그 자로는 위군(衛君)을 죽이려다 붙들려 그의 몸은 소금에 절여졌다. 이것은 네놈의 가르침이란 것이 아직 설익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었이냐. 네놈은 스스로 자신을 성인재사라 한다지만 두 번이나 노나라에서 쫒겨났고, 위나라에선 발꿈치까지 깎였고, 제나라에선 궁했고, 진나라와 채나라사이에선 포위되어 몸 둘 데도 없지 않았느냐. 네놈은 자로에게 소금에 절여지는 재난을 물려주었으니 결국 내 몸 하나 간수 못하면서 남의 몸마져 망친 놈이 아니냐. 덕이 높다면 황제보다 높은 사람은 없겠지만 그도 덕이 모자라 싸움을 일으켜 백리 사방 들을 피로 물들였다. 요임금은 자애심이 없는 인물이고 순임금은 불효자식이고 우임금은 반신불수가 되었고 문왕은 유폐당했다. 그런데 네놈은 이들이 덕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들도 이익과 욕심에 이끌려 본성을 어지럽히고 사람의 성정에 어긋난 짓을 범한 것이다.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부끄러운가. 또 현자(賢者)를 말해 보자. 백이 숙재는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지만 묻어 주는 놈 하나 없었다. 포초(鮑焦)는 세상을 비난하다 나무를 껴안고 죽었다. 신도적(申徒狄)은 임금에게 충언을 하다가 둘어 주지 않자 돌을 지고 황하에 몸을 던져 죽었다. 개자추(介子推)는 지극히 충성스러워 자기의 허벅지 살을 베어 문공에게 주었으나 비참하게 불에 타 죽었다. 미생(未生)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한 여자가 오지 않아 기다리다가 홍수가 져서 물에 떠내려가 죽었다. 이들은 칼질을 당한 개나 홍수에 떠내려가는 돼지와 다를바가 무엇인가. 모두 명목에만 붙어서 목숨을 가벼이 여기고 본성으로 돌아가 몸을 보양할 줄을 몰랐다. 충신(忠臣)하면 비간(比干)과 오자서를 들지만 비간은 가슴이 도려내져 죽었고 오자서의 주검은 양자강에 버려졌다. 천하의 충신이라지만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셈이다. 이렇게 보면 어느 놈도 존경할게 없다. 그런데 네놈이 나를 설득할 때 귀신을 판다면 나도 모를른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의 일로 나를 꾀려 한다면 이제까지 내가 한 말로 충분할 것이다. 네놈이 한 말은 내가 이미 다 아는 바다. 이제 내가 네놈에게 사람의 성정에 대하여 말해 주마. 눈은 아름다운 빛을 보려 하고 귀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어려 하고 입은 좋은 맛을 보려 하며 기분은 만족하기를 바란다. 사람의 목숨이란 백살을 넘지 못한다. 병들어 여위고 남의 죽음에 문상하고 걱정 근심 괴로움 따위로 보내는 시간을 빼고 나면 입을 별려 웃을 수 있는 시간은 한달 중에 너댓새에 불과하다. 천지는 무궁하지만 사람은 때가 되면 죽어야 한다. 유한한 것이 무한한 것에 맡기고 있다는 것은 준마가 문틈을 지나는 순간이나 같은 것이다. 자기의 기분을 누르고 제 목숨을 보양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두 도에 능통한게 아니다. 네놈이 한 말이란 모두 내가 버린 것들이다. 당장 돌아가라. 두번 다시 주둥아리를 놀리지 마라. 네놈이 말하는 도란 본성을 잃어서 어느것 하나 제대로 된것이 없다. 네놈은 거짓투성이다. 그런데 어찌 네놈이 감히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도척의 훈계는 여기서 끝난다. 정말 천하 명연설이고 공자의 폐부를 찔러간 것이다. 제갈공명의 연하웅변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간만사를 깨뚫고 있다. 그러면 도척의 도도한 훈계를 들은 공자는 어찌 하였을까. 모든 거짓과 위선이 탄로나자 대꾸할 말조차 잊고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을 띄고 서둘러 도척에게 두 번 큰절을 올리고 부리나케 문을 열고 나와 수레를 타고 줄행랑을 치고 만다. 수레에 올라 고삐를 잡으려 했으나 세 번이나 실수를 한다. 눈앞이 몽롱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얼굴빛은 마치 불꺼진 재처럼 싸늘하여 생기라고는 찾아 볼 수없었다. 수레의 손잡이를 쥐고 고개를 떨군 채 숨조차 제대로 쉴수 없었다. 도척의 형 유하계에게 도척을 설득하겠다고 장담했는데. 유하계가 공자를 만나 도척을 설득했느냐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프지 않은데 공연히 뜸을 뜬 꼴이 되었소. 부산히 가서 호랑이의 머리를 건드리고 수염을 만지다 호랑이 밥이 될뻔하였소" 오늘은 이정도에서 마치고 다음에는 도척의 말의 의미와 도척이 말한 다섯가지 도가 무엇이며 사마천까지 극찬한 도척에 대하여 총론적으로 말하고저 한다. 넷에서 너무 지루한 이야기를 펴서 지송할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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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도 없이 바쁜 와중에서도 한글 하신 선호님의 정성 대단 하십니다...다음편 기대!!!
대단한 도척 이로고....그런 큰뜻이 있었을 줄이야~~~~~공자가 깨갱~ 깨갱~ 한것이 틀림이 없도다...ㅎㅎ
아이고 , 죽었다 천신만고 끝에 글을 거의 완성하여 올리려고 하는데 전화가 와서 받고 보니 모두 날아가 버렸다. 이 작업을 다시 어찌할꼬.
선호님! 노력에 감사 !1 다음엔 공자 丘님께서 노자에게 혼나는 장면도 한번 소개 부탁!!!
좋은 글을 올리자면 그만큼 고생이 많은 법인데 전화받느라 날렸다니 그 정말 큰일일세. 아무튼 수고 많으셨네. 잘 읽어 보았다네. 근데 자꾸 욕심 생기누만...
선호님 좋은 글 잘 보았소! 얼마 전에도 누가(장재우였었나?) 다 써놓고 올리다가 에러나서 다 날렸다더니... 선호님은 처방을 못 봤나보네. 수고 많았소.
허~ ! 보아하니도척이 공자보다 한수위인걸, 워째 도촉은 도적으로 명성이 기록되고 공자는 신선으로 되었을꼬?
훌륭하오
마음에 드오 도척이가 ! 울 칭구중에 그 후손이 있는거 가 튼 디요, 도 두혼가 , 도재정인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