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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에 잔재된 일본말들
하일도
2020. 4. 27. 20:53
우리 생활에 잔재된 일본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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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본문내용
번개님이 특정집단에서 어려운 용어를 고집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는데, 나도 나와 다른 집업군에서 어려운 전문 용어를 쓸 때 일반 사람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용어가 없는가 생각도 해보면서 나름대로 고충이 있으리라고 이해를 해 왔다.
그런데 법률용어에 대하여 보자. 법은 누가 만드는가? 국민이나 국회가 만든다. 즉 헌법은 국민들이 투표하여 만들고 일반법률은 국회에서 만든다. 또 국회의원은 국민들이 뽑으니까 결국 국민들이 법을 만드는 결과가 된다. 법을 직업으로 하는 판사나. 검사. 변호사. 법무사등은 법률용어를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법조인이 법률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이를 일컬어 특정집단이 어려운 용어를 고집하여 사용하는 것이라고 비하할 수 없다. 이를 특정집단의 이기주의로 매도한다면 국민 스스로 자기얼굴에 춤을 뱉는 것이나 만찬가지이다. 어려운 용어가 있으면 법을 개정하여 쉬운 용어로 바꾸면 된다. 그러면 법조인들은 한글로 순화된 쉬운 용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한글 순화운동이 어디 학교나 관공서 뿐이겠는가? 관에서 모범을 보이면 국민들은 따라하는 것이 보통이다. 법조 직역에서도 법률용어가 아닌 것은 되도록 한글로 풀어서 사용한다. 예컨데 "변제기"를 "다 갚을 때"로 "금"을 "돈"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은 이미 10여년이 넘었는데 당시에는 이상하게 생각이 되었으나 지금은 자연스럽다. 또 각서라는 말이 있다. 각서는 법률용어가 아니다. 알반사람들이 법률사무실에 와서 각서를 쓰달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각서라 하지말고 다짐글이라고 하여 쓰라고 한다. 각서는 글쓰는 사람을 일방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약정서가 될 수 없다. 공장도가격은 공장에서 바로 물건을 팔때 가격을 말하는 것으로서 공장값으로 부를 수 없다. 공장값은 말 그대로 공장자체의 가격을 말함이다. 또 세대를 집이나 가구로 표현하는 것은 세대가 담고있는 뜻을 왜곡하게 된다. 명도도 집은 비어주거나 내어주는 뜻 이상을 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가 한일 합방전에는 경국대전과 대명률에의하여 법을 적용해왔다. 한일합방후 비로소 서양의 법률에 접하게 되는데 당시 적합한 용어가 없어 대부분 일본의 법률용어를 그래로 사용한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보다 서양 법률문화를 일찍 받아들인 일본은 프랑스와 독일법을 그대로 수입하여 사용하였다. 프랑스나 독일의 법률은 어려운 라틴말로 되어있어 일반 백성들은 쉽게 접할 수 없었다. 해방후에도 우리나라 법률은 대부분 일본법률을 베껴사용하는 편이었고 경제. 정치 문화적으로 일본을 따라가고 있던 우리나라로서는 이것이 편리하고 유익했다. 어찌보면 우리는 일본이 격은 시행착오를 겪지않게 된것이다. |
특정집단이라면 법조계 뿐만 아니라 의료, 건축분야 등 전문직업 분야가 있을 것이다. 전문 분야이다 보니 다른 분야에 비하여 우리말로 대체하여 쓰는 비율이나 속도가 더디어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결코 <이기주의>라는 말이나 <비하>하여 말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네.
그리고 위의 예시는 바꾸어 썼으면 좋을 우리말을 예로 든 것이기 때문에 적절치 못한 것이 있을 수도 있다. 선호님이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적절한 용어를 찾아서 잘 지적해 주었네. 해방후 일본에서 배웠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최근의 일 이십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논문이나 학술지를 번역하여 얻은 점수로 승진하거나 자신의 위상을 높인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일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도리일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