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용이 무지개를 타고 하늘을 날다

하일도 2021. 11. 11. 17:15
용이 무지게 타고 하늘을 날고,
우리는 모두 부처가 되다.
지난 금토 양일간 경주에서 부부동반 여행을 가졌다.
경주 하면 신라 천년 역사 여행이다.
보통 불국사에 가서 다보탑과 석가탑을 둘러보고 석굴암이니 첨성대를 본다.
근데 우리를 안내한 사학자 주보돈 교수는 본질을 빼고 껍데기를 보는 것이라며 다른 곳을 안내한다.
먼저 감포 앞바다에 있는 문무왕 해중릉으로 안내한다.
감포에 이르자 갑자기 비구름이 일고 바람이 불며 비가 뿌리기 시작하며 바다에서 쌍무지게가 뜬다.
죽어 동해바다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대왕이 무지게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이게 천우신조가 아닌가?
비단 용은 바다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감은사지로 오니 절은 간데 없고 웅장한 석탑이 2개 있다.
감은사 절을 짓고 금당으로 용이 다닐 수 있게 수로를 만들었다.
결국 용이 대왕이고 대왕이 바로 금당 부처가 아닌가?
다음으로 진평왕능으로 가서 낙조를 감상할 예정이었으나 날씨도 흐리고 시간이 늦어 도착하니 깜깜한 밤이다.
아쉬움을 남기고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간다.
정원에서 곧 잔치가 시작된다.
술안주로 숫불에 바베큐를 꿉고, 한 친구가 장생포 고래고기를 공수해 와 30명이 신라의 달빛 아래 우주최강 잔치가 펼쳐진다.
술잔이 날아 달에 취하고 우리는
모두 이태백이 되어 시와 문장과 노래를 읊는다.
팬션 주인도 흥에 겨웠는지 시 한수 노래한다.
윤동주의 별을 해는밤.
이렇게 하여 2021년 가을 신라의 달밤은 자작나무 장작불이 사그러 질 때까지 오래 오래 무러익어 간다.
2021. 10. 24.
이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