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검정 삽살개의 환생
하일도
2021. 11. 17. 17:20
검정 삽살개의 환생
지난 토요일 홀로 남양주에 위치한 운길산과 수종사를 찾았다. 시간이 나면 자주 찾는 좋은 곳이다.
부처님을 모시는 좋지않은 절이 어디 있겠나마는 수종사에 가면 우선 전망이 너무 좋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를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수령이 500년 된 은행나무의 위엄한 자태도 좋다.
그리고 절벽에 집을 세운 삼정헌이라는 다실이 있다.
추운 겨울에 다실에서 다도를 배우며 두물머리의 전경을 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 犬인 검정 삽살개를 보는 것도 반갑다.
2019년 1월경 와 보니 삽살개가 사라졌다.
절에서 보신용으로 해치지는 않았을 것이고 노령에 병약하여 하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체념했다.
근데 지금 사라진 삽살개가 다시 나타나 나를 반긴다.
시간이 오후 6시가 된 때라 저녁공양을 마치고 경내를 서성이는 스님에게 삽살개가 환생하셨냐고 물어보니
절을 찾는 손님에게 폐가 될까 절 뒤에 묶어 두고 손님이 없는 지금쯤 풀어 놓는다고 했다.
2년전 봄에 내가 다니던 보육원 인근에 있는 양과 친근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우리에서 사라진 것을 보고 애처롭게 생각했는데 블루베리 열매가 익어가는 시절에 양이 나타나 나는 양이 다시 환생했다고 헤아릴 수 없는 기쁨을 누렸는데 이제 수종사 검정 삽살개를 몆 년만에 다시 보게 되었으니 부처님을 보는듯 향기롭다.
2021. 9. 13.
이선호
전광진, 이창현, 외 2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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