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혜강의 광릉산

하일도 2023. 2. 16. 14:36

혜강의 광릉산(廣陵散)

 

광릉산은 강릉에 있는 산이 아니고 거문고 산조다.

나는 광릉산에 얽힌 스토리가 좋아 가끔 곡도 듣고 이야기도 본다.

광릉산은 사마천의 사기 자객열전에 나오는 자객 섭정이

한왕 협류를 죽이는 이야기를 그 기본 내용으로 한다.

권력이나 재산을 탐하지 않고 義(의)와 狹(협)를 위하여 목숨을 초개같이

여기는 비장미 넘치는 이야기다.

조조가 세운 위나라를 그의 신하 사마씨가 찬탈하여 진나라를 세울 때

많은 신하들이 진에 협력하여 벼슬을 누렸다.

그러나 뜻을 같이 하는 죽립칠현은 온갖 회유와 협박을 무릅쓰고 진에

부역하지 않고 대숲에서 생활하며 그들의 절개를 지켰다.

죽립칠현의 정신적 지주는 혜강이다.

혜강의 본래 직업은 대장장이 였다고 한다.

진나라 신하가 된 종회 등이 혜강의 인품을 흠모하여 진나라에 협력하기를

간절히 권유했으나 혜강은 권력이나 명예를 가볕게 여기는 성정이라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했다.

종회는 진나라에 협력하지 않는 혜강을 살려두는 것 보다 차라리 제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마침 혜강의 좋은 친구 여완이 그의 이복 형 여손의 무고로 처벌받게 된 것을

혜강이 변호하다가 종회가 쳐놓은 덧에 걸려 처벌받게 된다.

이것은 사마천이 흉노에게 항복한 이릉 장군을 변호하다가 불알이 까이는 궁형을

받게 되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다.

사형을 당하기 전에 혜강은 마지막으로 7현금을 연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혜강이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이 바로 광릉산이다.

물론 형장에는 태학생 3,000명이 혜강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혜강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거문고 칠현금을 꺼내어 마지막으로 광릉산을 연주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로서 그 유명한 광릉산의 악보가 사라졌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이것이 인생의 멋이 아니겠는가?

의를 위하여 목숨을 홍모시 하는 대장부다운 멋이 보기 좋다.

지금 우리는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지조를 개똥처럼 버리고 권력과 부에 아부하는

삿된 무리들이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

 

오늘 관악산에 오르면서 여기 저기서 술 얻어 마시다가 관음사 뒷산에서

술취하여 그만 내려 왔다.

그래도 산에서 얻은 것은 멋진 소나무 지팡이다.

지팡이 짚고 전철타고,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경의선 숲길 1구간을 수많은 젊은이들

속을 비틀거리면서 걸어 왔다.

많은 젊은이들이 술취한 노인이라고 비웃기도 하겠지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내 자신이 멋지다는 생각도 든다.

2022.9.11.

 

   집에 가져와 일단 껍질은 제거하였다.

  칼과 사포로 다듬고 밀고 니스칠을 할려고 한다.

아침에 핀 금화규 . 요사이는 보통 하루에 5송이 이상 핀다.

관악산 관음사에 관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