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국밥
돼지국밥
김천 법원에 재판이 있어서 열차로 왔다가 시간이 촉박하여 점심도 못했다.
재판마치고 오후 2시30분쯤 김천역에 와서 가장 빨리 서울로 가는 열차를 물어보니
3시 12분 무궁화열차라 한다.
업무관계로 김천에 일찍오면 역전앞 평화시장에 들어가 돼지국밥을 먹곤한다.
오늘은 늦은 점심이지만 잘 됐다 생각하고 재래시장 안에 있는 아포식당에 들어가
돼지국밥을 시켜 먹었다.
시장기가 있어 그런지 먹는 내내, 먹고나서 열차를 타고있는 지금도 행복하다.
과거 시골 장날에 가서 장터국밥을 시켜 먹을 때,
고등학교 다닐 때 가끔 친지들로부터 평화시장에서 돼지국밥을 얻어 먹을 때의 행복감과 포만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람의 행복이란 거창한데 있지 않다.
재벌회장이 우리가 안내하는 국밥집에 가서 맛있게 국밥을 먹고 행복해 하는 것도 봤다. 그 분은 임진강 부근에 황복이 나올 때 같이 황복을 먹자는 약속을 했지만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2년 후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옛날 중국 제나라 때 장한이라는 분은 낙양에서 높은 벼슬을 하다가 어느날 가을 바람이 불자 고향 오나라 송강에서 나는 농어맛을 잊을 수 없어 당장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다는 고사도 있다(순로지사).
해양대학을 나온 동기 한 분은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 콜라를 한사발 마시면 그렇게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서 큰 페트병 콜라를 몇 박스씩 사놓고 매일 마신다고 한다.
어릴 때 마시고 싶은 콜라를 못마신 애착이 깔려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친구에게 콜라는 몸에 해롭다고 말 할 수 없다.
이렇게 행복은 더 큰 권력이나 더 많은 물질에 있지 않은가 본다.
2022.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