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과 벌

하일도 2024. 6. 3. 15:44

꽃과 벌

 

과거 유행가 중에 꽃과 나비라는 노래가 있다.

노래 가사는

~너와 나는 나와 너는 꽃과 나비지~라고 끝맻는다.

꽃은 나비로 인하여 수분을 하여 열매를 맺고 나비는 꽃에서 꿀을 빨아먹고 생존한다.

한마디로 共生관계다.

근데 나는 여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나비나 나방은 꽃나무에 와서 알을 낳고

이것이 자라 유충이 되어 식물의 잎과 줄기를 먹어치운다.

식물이 손해다.

완벽한 것은 꽃과 벌이다.

꽃은 벌로 인하여 수분을 하고 벌은 꽃에서 꿀과 화분을 취하면서

상대에게 아무런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오늘 우리집 테라스 화분에는 호박꽃이 6송이나 피었다.

최근에는 호박벌은 고사하고 그 흔한 꿀벌도 날아오지 않는다.

갈 수록 찾아오는 벌의 수는 줄어 들고, 올해는 더 심하다.

앞동산에는 오래 묶은 아까시

아나무 꽃이 만발해도 벌은 예전만큼 많지 않다.

가끔 지자체에서 온나라를 공원으로 만들어 꽃들이 너무 많아 그런가

생각해보나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원리에 맞지 않는다.

곤충이라고 달리 볼 이유가 없다.

환경론자들이 말하는 농약때문인가 생각도 해보나,

나는 전자파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전자파는 생식기능을 약화시킨다.

근데 오늘 아침 호박꽃에 꿀벌 한마리가 날아들었다.

호박벌은 아니라도 반갑다.

알을 쓸어 식물을 갈가먹는 나비 유충을 잡는 것도 아침마다 하는 일인데

벌이 날아드니 너무 좋다.

가끔 호박꽃에 들어 간 꿀벌은 구덩이에 빠져 겨우 기어나와서는 날지를 못하고

몸에 뭍은 화분을 털어내고서야 날아간다.

어릴 때 호박꽃에 들어간 호박벌을 잡기 위하여 호박꽃을 접어 꽃을 따서 땅에

세개 치면 호박벌이 까무라친다.

이유없이 그런 장난을 쳤다.

봉선화 4나무에 첫 꽃이 피려고 봉우리를 수줍게 열려고 한다.

아주까리 꽃도 피는데 어린 잎 위에 제법 살이 찐 애벌레가 올라타고 있다.

고추와 대추도마토 꽃은 계속 피고 지며 열매를 키우고 있다.

유달리 진디물이 많은 고수꽃은 수일째 피어있다.

쑥갓도 꽃을 피우려고 봉우리를 부풀리고 있다.

아직 필 기미가 없는 방아 꽃은 특유의 강력한 향으로 인하여

벌과 나비를 불러 모을 것이다.

이것이 오늘 아침 테라스 화분에 있는 식물을 보고 내가 3시간 나눈 독백이다.

우리 사람도 서로 빼앗고 상처주는 관계가 아니라 꽃과 벌이 되었으면 한다.

너와 나는 나와 너는 꽃과 벌이지.

2024.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