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도 2025. 1. 7. 17:12

눈물

 

눈물에도 종류가 많다고 한다.

눈물마다 화학 성분은 같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눈물마다 그 에너지는 다른 것으로 안다.

이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의 내연의 깊은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태어날 때 세상을 맞는 아기의 힘찬 울음소리.

어머니를 여읠 때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흐느낌 뒤에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

하늘이 무너지는 비통함 뒤에 흘러나오는 애국자들의 눈물 등 등...

세상에 눈물만큼 다양한 것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 2살 남짓 지난 손주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행복한 눈물이다.

아들에게 꾸중을 들은 손주가 울음을 터트리며 달려와 할애비 품에 안겨 흐느낀다.

할애비는 이렇게 말한다.

동아, 동아 울지마라.

아빠는 동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무란 것이란다 하면서 등을 다둑거려 주니

금방 눈물을 멈추고 활짝 웃는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은 아닐지라도

나는 참 행복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잘 난 사제보다 성모 마리아님과 아기예수를 진심으로 경배한 못난 사제가

축복받는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한다.

2024 12.24.

동해 바다에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며(포항에서 출방하여 일본 북해도로 항해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