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혜] 혜시(惠施)의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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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본문내용
또 장자이야기좀 합시다.
장자의 오래된 친구인 혜시가 장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한다. "위왕이 내게 큰 조롱(호로)박씨을 하나 주셨다네. 나는 그 씨앗을 정성껏 심어서 가꾸었는데 열린 박이 너무 커고 많아 그속에 오백석을 족히 넣을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런데 그 껍질이 견고치 못해 물을 담으면 쪼개져 버리니 걱정이야. 잘라서 두개의 바가지로 만드니 얇아서 많은 물을 담아 쓸 수도 없으니 말이야. 때문에 이 박은 비록 크긴하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나는 그만 그것을 깨버렸다네." 장자가 혜시의 말을 듣고 한마디 했다. "아깝게도 자네는 그 물건을 제 용도에 맞게 사용할 줄 몰랐네. 이 박이 이리 클진데 자네는 이것을 어찌 그물에 넣어 그것을 띄우려 하지 않는가? 그런 후에 그것을 허리에 묶어 튜브(배)로 사용한다면 자네가 물에 잠기지 않고 떠 있으니 즐겁지 아니한가? 꼭 물을 채워 쓰려고 하는가?" 장자가 이글에서 말하고자 함은 세상에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의 구별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혜시는 단지 조롱박 안에 물을 담으려 했을 뿐, 물을 조롱박 바깥에 담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한 가지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면 훌륭한 쓰임새를 알 수 있다. 이것이 흔히 장자가 말하는 무용지요(無用之用) 즉, 쓸모 없음의 쓸모 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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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선호님 오랜만에 드셨수~! 근데, 울 카페에도 안오는 님들 은 어디에다 쓸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