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은 내가 손해보는 것
고뿔이 걸려 새해 첫날에도 두문불출하다가 저녁에 라면 끓어 먹으니
다소 몸이 풀리는 같다.
핸드폰에는 연말, 연시를 맞아 저마다 새해에 복받으라고 하니 떡국을
먹지 않아도 복배로 가득찼다.
근데 복이라는 것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가 손해보는 것이라 한다.
명말.청초의 학자이자 관리였던 정판교는 끽휴시복(喫虧是福)이요,
난득호도(難得糊塗)라는 유명한 글을 남겼다.
뜻인즉 손해보는 것이 바로 복이요,
(총명한 사람이) 어리숙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면 복의 반대말인 화(禍, 재앙)는 과연 무얼까?
점을 잘 치기로 소문난 소강절 선생은 내가 남에게 손해를
보이는 것이 재앙(禍)이고(我虧人是禍, 아휴인시화),
남이 내게 손해를 보이는 것이 바로 복이라고 했다
(人虧我是福, 인휴아시복).
한마디로 복받으려면 내가 손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복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의내린 것에 놀랍다.
세상이치는 한치의 오차도 없다.
내가 손해보는 을사년, 을씨구, 절씨구 을싸 좋다 둥실둥실
신명나게 춤추는 을사년이 되었으면 한다.
페친님들께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2025. 1. 1.
북해도 눈내린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