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해독제 동치미
동치미가 면역력 강화에 최고 음식이고, 각종 중독에 대한 최고의
천연 해독제라고 하네.
또 알콜 중독, 연탄가스 중독, 니코틴 중독, 약물 중독은 물론이고, 당뇨병, 위염,
장염, 간염, 췌장염(암) 등 각종 염증에도 좋다고 하네.
특히 조릿대를 넣고 담근 동치미는 최고의 천연 약제라고 하네.
우리가 어릴 때 시골에선 집집마다 동치미를 한 단지 담아 땅속에 묻어두고
겨울 내내 꺼내 먹었지.
당시는 고구마로 한 끼의 식사를 달랬고, 고구마 목막힘을 동치미로 해소했지.
특히 추운 겨울에 살얼음이 낀 동치미 국물 한 사발 들이키면
몸이 날아가는 듯 시원했지.
지난주 선.후배 모임에서 베트남 달랏이라는 곳으로 부부 동반 여행을 하였지.
근데 식사 중에 임플란트한 왼쪽 앞 잇빨 2개가 빠져 혼이 났지.
몰래 화장실에 가서 끼어 넣었으나 다음날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지로 가던 중
말을 하다가 다시 빠졌지.
날쌘 동작으로 이를 받으려 했으나 놓치고 빠진 잇빨 찾으려고 좌석 구석구석을
살펴봐도 찾을 수 없었지.
졸지에 나는 붕어 새끼까지 놀란다는 앞니 빠진 갈가지(개호지) 신세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했지.
나중에 보니 그것이 내 잠바 안주머니에 있어 왜 그것이 그 속으로 들어갔는지
불가사의했지.
대학 1, 2학년 때는 자취를 하다가 3학년이 되어 공부 좀 하려고 하숙집을 구하였지.
그 하숙집은 남편 없는 아주머니가 좀 모자라는 허준이라는 아들을 데리고
운영하였는데 방 하나에 2명씩 하숙생이 있었지.
겨울 하숙방에서 잠을 자는데 소변이 내려 일어나는데 자꾸 넘어지다가
겨우 방문을 열고 기어나와 마루 창문을 여는 순간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마당으로
나가 떨어졌지.
정신을 들자 나는 상의 옷이 벗겨진 채 마루에 눞혀져 있었고,
얼굴은 피투성이에다가 김치국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지.
아줌마와 하숙생들이 걱정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어,
연탄가스 중독이라는 것을 직감했지.
먼저 과거 일을 기억해 보니 다행히 기억이 나서 살았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
그 이유는 대학시험 치러 왔다가 연탄가스 중독으로 3년이 되도록 깨어나지 못하는
고등학교 동기가 떠올라 나도 그런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기 때문이었지.
내 얼굴이 김치국물 투성이가 된 것은 아주머니가 동치미 국물을 먹여
나를 살리고자 했으나 동치미 국물이 없자 김치국물을 떠와 잎을 벌려 먹인 결과였지.
그날 전과로 나는 왼쪽 송곳니를 잃게 되고 왼쪽 눈썹이 깊숙이 찢어져 흉터가 남는
장애인으로 전락했고, 그 덕에 하숙비 1달치를 면제받았지,
송곳니가 망가지니 그 옆니도 망가져 인플란트 2개를 하였는데 그게 말썽을 부린 것이지.
또 두물머리 북한강 북쪽 국도를 따라가다가 운길산 수종사 입구가 나오는데
그곳에 죽여주는 동치미국수집이 있지.
오래전에 첫눈이 오거나 온 일요일이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동치미국수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운길산 수종사쪽으로 올랐지.
눈길에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수종사에 올라 늠름한 500년 넘은 은행나무와 함께
첫눈의 기쁨을 만끽하고 내려와 동치미국수집에 들렸지.
뜨거운 방바닥에 앉아 살얼음이 낀 동치미국수와 만두, 삶을 계란을 시켜 먹으면
그 추운 겨울에 꽁꽁 언 손.발과 얼굴, 몸이 순식간에 녹아내리고 온몸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끼지.
명목은 첫눈 내리는 날 수종사에 가는 것이나 마음은 동치미국수 먹으러 갔지.
자녀들이 크니 지금은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고,
부부 같이 다니다가 지금은 양평 가는 전철을 이용하니 그곳에 들릴 이유도 없어졌지.
우리 집도 해마다 늦은 가을이면 동치미를 2-3 차례 담으나 온 가족이 좋아하니
항상 부족한 듯하고.
조릿대가 좋다고 하니 올해는 동치미에 조릿대를 넣어볼까?
지금 부억에서 집사람이 초롱 무로 동치미를 담그나 했는데
동치미는 늦은 가을에 담는다 하고, 총각김치를 담그고 있네요.
마늘 까고 다지는 것은 항상 내몫.
2024. 11.8.
전망대에서 본 달랏
나트랑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밤에 해변에서 폼을 잡아봄
아내는 알타리 무보다 초롱무로 총각김치를 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