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六祖慧能(2)

하일도 2011. 1. 26. 23:55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신수가 이렇게 게송을 써 놓고 돌아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5조 흥인은 새벽녘에 남쪽 회랑 벽에서 이 게송을 보고는 제자들을 불러 게 앞에 분향하게 하고는

 

"이 게송을 외우고 의자하여 닦으면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타락하지 아니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신수를 불러 물엇다.

 

"그 게송은 네가 지은 것이냐? 네가 지었다면 내법과 호응이 됐을 터인데."

 

'황송하옵니다. 이 신수가 지은 것입니다. 감히 조사 자리를 탐하려 함이 아니오니, 스님의 자비만 바랄 뿐입니다. 제자들이야 자그마한 지혜가 있을지언정 큰 뜻이야 알겠습니까?"

 

5조 흥인이 말했다.

"네가 그 게송을 지었다면, 아직 견성(見性)에는 도달하지 못한 듯 하구나.문 앞에 까지는 왔으나 문턱을 넘어 서지는 못하였구나. 보통 사람이 게대로 수행하면 타락은 하지 않겠지만 이런 견해로 어찌 무상보리(無上菩提...부처의 깨달음)를 얻을 수 있겠는냐?

 

그 문턱을 넘어 서려면 자신의 본성을 보아야 한다. 다시 가서 하루 이틀 생각해 보고, 새로 게를 지어 보여다오. 만일 견성을 하여 문턱을 넘어서면 마땅히 네게 의법(衣法)이 전수되리라."

 

그러나 신수 상좌는 며칠이 지나도 게송을 짓지 못했다.

 

신수 상좌의 게송이 있고난 이틀이 지난 뒤였다. 한 동자(童子)가 바로 그 게송을 소리내어 외우면서 방앗간을 지나가는데 그 소리를 혜능이 듣고 그 동자에게 물엇다.

 

"지 금 왼 것이 무슨 게송이냐?"

 

" 너 같은 오랑캐는 대사님의 말씀도 모르는 구나. 세상 사람들에겐 죽고 사는 일이 크므로 대사님께서 의발과 법을 전하시려고 누구에게나 게송을 지어 오게 하셨다. 만일 대의(大意)를 깨달은 자가 있으면, 대사님으로 부터 의법을 전수 받아 6조가 되는 것이다.

 

신수 상좌께서 남쪽 회랑 벽에다 무상게(無相偈)를 써 놓았는데, 대사님께서 보시고 모두에게 외우라 하셨다. 이 게송대로 수행하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큰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혜능이 말했다.

"나는 방앗간에서 쌀을 찧은 지 8개월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그런 곳에는 가 보지 못했습니다. 나도 그 곳에 가서 예(禮)를 올릴 수 있게 해주십시오."

 

동자의 인도로 그 게송이 쓰인 벽앞에 간 헤능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글씨를 읽을 줄 모르니 누가 좀 읽어 주시겠습니까?"

 

마침 그 곳에 강주의 별가라는 벼슬을 한 장일요(張日用)이라는 사람이 와 있다가 그 게송을 읽어 주었다.

 

혜능이 다 듣고 나더니 이렇게 말했다. "별가님, 제게도 게송이 하나 있으니 별가님께 대신 좀

써 주십시오"

 

별가가 대꾸했다. " 너 같은 오랑태가 게송을 짓다니 ,그것 참 희한한 일이로다"

 

혜능이 말했다.

' 무상보리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초학자(初學者)를 업신여기지 마십시오. 하하인(下下人)에게도 상상지(上上智)가 있고 상상인(上上人)에게도 의(意)와 지(智)가 없을 수 있습니다. 만약 사람을 경시하면 엄청난 죄를 짓게 되는 것입니다."

 

"어서 게송을 외우기나 해라. 내가 써 줄테니."

 

혜능이 곧 게송을 불렀다.

 

菩提本無樹(보리본무수)....보리는 본래 나무가 아니고,

 

明鏡亦非臺(명경역비대)....맑은 거울 또한 받침대가 아니다.

 

本來無一物(본래무일물)....본래 아무 것도 없으니,

 

何處惹塵埃(하처야진애)....어디에 티끌이 일어나리요.

 

이 게송이 쓰여지고 난후 놀라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엇다. 다들 서로 바라보며 이렇게 수군그렸다.

 

"기이한 일이야. 겉 모양 만으로는 사람을 알 수 없군. 어찌하여 우리가 저런 육신보살(肉身菩提)을 그토록 오래 부려 먹였는고!"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이어 집니다.  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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