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클럽 바네사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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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바네사가 무엇이냐고요? 한마디로 말해 잘 나가는 사람끼리 모여 즐기자는 것이지요. 좀 고상한 표현으로는 고품격 사교클럽입니다. 나 같은 촌놈이 왜 어울리지도 않게 이런 말을 하느냐고요? 우연히 본의 아니게 이 클럽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퇴근시간이 다 되어 갈 무렵 평소 친하게 지내는 경찰청 모간부가 전화로 모처럼 저녁식사 하자는 것입니다. 이미 시간이 있다고 한 터라 거절할 수 없어 내일 아침 재판기록을 가득 넣은 가방을 들고 바바리 코트을 걸치고 약속 장소인 하얏트호텔로 갔지요. 그곳 로비에서 그 간부를 만났는데 나 말고도 3명이 더 온다나요. 초청자 면면을 보니 2명은 아는 사람이고 1명은 처음 듣는 사람이었지요. 하도 궁금하여 저녁을 먹으려면 식당에나 가지 왜 이런 고급 호텔로 초청했는지 물어 보니 이 친구 왈, 디너쇼를 한다나요. 디너쇼라면 부부 동반하는 것인데 남자들 끼리 이게 무어냐고 핀잔을 주었더니 파트너가 있다고 실토하더라고요.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상대가 누구인지 물어보니 자기도 잘 모르며 좀있으면 알게 될거라고 하더군요. 가만이 생각해 보니 파트너가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처에게 미안한 감도 들더라고요. 한 친구는 이 말을 듣고 한사코 집으로 갈려고 하자 그러면 다른 한남자를 체어주고 가라, 그렇지 안으면 한 여자가 과부가 된다고 하면서 못가게 막더라고요. 기다리고 있자니 아무것도 모르고 남편따라 갔다가 분위기에 휩싸여 스와핑한후 가정이 파탄난 신문기사가 떠 올라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어쨌든 시간이 되어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니 멋지게 차려입은 귀부인들과 신사들이 세련되 대화을 나누고 있더라고요. 또 비.엔. 따브류 차량과 렉서스 차량을 전시해 두고 열심히 세일을 하고 있었는데 다리가 짝빠진 30대 한 여자가 와서 차량가격을 묻더니 1억5천정도 한다고 하니 얼마 안하네요라고 하는데 사지는 않더라고요. 나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똥폼을 잡고 설치고 다녔죠. 드디어 행사장으로 들어가자 중앙 공간은 비운체 주위에 라운드 테이블이 있더라고요. 지정석 번호를 찾아 가니 정말로 같은 테이블에 여자들이 오더라고요. 서로 자기인사 소개도 하고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담소하였지요. 변호사라는 직업이 화재꺼리가 되더라고요. 내 파트너가 수 년전에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변호사를 샀는데 이 변호사가 국회의원 출마한다고 사건에 신경을 쓰지않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당신은 인신매매범이냐 변호사를 사고 팔게 하였지요. 또 앞으로 정치한다는 변호사는 절대 선임하지 말라고 비싼상담을 해주었지요. 그곳에서 간부 친구가 오늘 초청한 이유을 설명하더라고요. 내용인즉 수 개월전에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 오던중 기내에서 한 여자를 만났는데 여자가 통관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자기가 도와 주었다나요. 그런데 이 여자가 고맙다고 하면서 식사초대를 하면서 좋은 친구 4명을 대리고 나오라고 하여 연락한 것이고, 또 이 여자도 자기가 평소 좋아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나왔다나요. 나온 여자 면면을 보니 다 잘생겼고 나름대로 사업에서나 전문직업인으로 일가견이 있더라고요. 오늘 우리를 초청한 여자는 성격이 활달하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보였어요. 고향을 물어보니 공교롭게도 김천 어모라나요. 예날에 자기 선대가 무지 무지하게 부자라고 하더라고요. 더군다나 아버지가 김천고등학교를 나왔고 서울대 토목공학과을 졸어했다나요. 식사와 더불어 서로 이야기가 무르익어면서 주최측에서 마련한 행사가 시작되더라고요.먼저 늘씬한 모델들이 멋진 모피을 입고 나와 쑈를 하는데 정말로 보기 좋더라고요. 그런데 여자들이 왈 저런 모피는 천만원대가 넘는 다나요. 갑자기 100만원정도 주고 산 내 처의 값싼 모피코트가 생각났지요. 또 수년전에 천여만원 이상하는 모피코트을 입고 내 사무실에 온 기차게 이쁜여자에게 불륜적인 사생활을 나무라자 이여자가 하는 말이 요사이 강남여자들 남편외에 애인 한두명 없으면 사람 축에도 못든다고 하는 말이 생각나더라고요(나는 당시 강남에 살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으나 요사이 아파트값 폭등으로 강남으로 이사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함) 그후 프로 수준급 되는 스포츠 댄서들이 남녀 쌍으로 다양한 춤을 추더라고요. 그러나 나는 그런 춤이 멋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이어져 댄스파티가 있었는데 내가 출수있는 춤은 없더라고요. 이 자리가 즐겁지 않고 오히려 힘들고 지루한 기운이 들어 나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바바리 코트을 걸치고 유유히 빠저나왔는데 밖으로 나오니 예보에도 없는 밤비가 내리더라고요.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올 수 밖에 없었지요(하얏트호텔은 전철타기가 곤란함). 사람은 즐기는 동물이라 이같은 모임이 나쁠것도 없겠지만 나는 매달 한번 이상 아침 7시에 이 하얏트호텔에 모여 어떻게 하면 어렵고 가난한 국가나 사람에게 더 질 좋고 더 많은 봉사를 할수 있을지 토론하고 실천하는 로타리모임과 자꾸만 대조가 되더라고요. 집에 와서 나눠준 봉투을 보니 클럽 바네사 가입. 개인회원: 가입비 2천만원,연회비 190만원. 가족회원: 가입비 3000만원. 연회비 290만원. 법인회원: 입회비 5000만원. 연회비 490만원이더라고요. 오늘 참석한 사람은 꼭 회원으로 가입하고 다음 초청시 꼭 참석해 달라는데 어쩌지? 하기사 나도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는 변호사 인데 못할것도 없지마는 어쩐지 내 본질에 맞지 않는것 같고 또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나는 지금 클럽 바네사로 가고 있는 것일까? 2003,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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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 :: 큰멋쟁이 나비 클럽!!...일명 곤충클럽!! 좁은 소견으로 보아 선호님은 사람다운 인간이 모여드는 클럽으로 갈것이다.
선호님! 그것도 인생좋은 경험, 넘 죄책감 가지시 마시요. 선호님 올바른생활 송설인은 다알고 있으니, 좋은 경험 충분히 하시고 카폐에서 친구들에게도 알려주시면 더욱 좋찮우?
변호사님! 죄책감 가지시 마시고 기회가없는 동기들을 위하여 카페에서나마 경험을 공유합시다.
선호님! 좋은 경험 하셨구려. 보통사람들이 잘 겪을 수 없는 경험담을 얘기해줘서 고맙습니다.
고리타분한 얘기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나라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감)를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가를 잘 보여준 것 같네. 인터넷 도시락 주문업체에서 한 끼에 백만 원짜리 도시락도 판매한다고 하더군. 은으로 된 용기에 시가 10만 원짜리 전복죽에...선호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