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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進酒(메삥강의 밤배놀이2)

하일도 2020. 4. 26. 14:22

將進酒(메삥강의 밤배놀이2)

이선호추천 0조회 1904.09.19 10:25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올 초에 친구사랑방에서 메삥강의 밤배놀이라는 글을 올리다가 2차레나 사라져버린 글을 두고 다시는 흥이사라져 쓸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밋밋한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2003년을 마무리 하는 마지막 날 우리는 태국 치앙마이 린삥이란 식당에서 만찬을 계획하고 있었다. 



치앙마이를 가로 흐르는 메삥강변에 식당이 위치하고 있었고 대부분 강을 보면서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도록 되어있었다. 



우리도 태국에서 맞는 연말의 마지막 밤이라 덜뜬 기분에 이같은 만찬을 기대하고 식당에 도착했다. 우리를 맞이한 것은 강변식당이 아니라 배였다.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작은 거룻배 정도였다. 우리는 거룻배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마주보면서 쉼없이 나오는 요리와 술을 먹고 마셨다. 



해는 벌써 지고 밤과 더불어 쉬원한 강바람이 서서히 불어왔다. 배는 메삥강을 따라 움직이고 잔물결에 배가 출렁인다.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 강변식당마다 조명이 요란했고 가끔씩 폭죽도 터진다. 우리는 우리를 감싸고 있는 분위기와 술에 취하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내 차레가 되었다. 후배들은 상해에서 처럼 한시를 멋들어지게 읊어줄 것을 요구한다. 당장 생각나는 한시가 없다.



이제 내 나이 쉰이다. 비록 이룬 것은 없지만 갈증을 느끼며 쉼없이 달려온 인생이 갑자기 짧고 허망하다고 느껴졌다.



하늘에는 반달이 비스듬이 나타나 강물에 흩어지고 배에는 내 반려자가 있고 나를 따르는 후배내외들이 있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내가 좋아한 이백이 생각났고 과거 가끔 읊조린 장진주가 생각났다. 



나는 술이 취한체 큰소리로 장진주를 노래했다..



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그대 보지 않았는가?황하의 물이 천상으로 부터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廻(분주희 흘려 바다에 이르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又不見高堂明鏡悲白髮(또 보지 않았는가? 고당 명경에 비친 백발의 서글픔을)



朝如靑絲暮如雪(아침에 푸른 실같은 머리가 저녘에 눈 같이 변해버렸구려)



人生得意須盡歡(인생에서 뜻을 얻을 적엔 모름지기 즐기기를 다 하여라)



莫使金樽空對月(황금 술단지를 헛되이 달빛에 비추고 내벼려 두리 말아라)



天生我材必有用( 하늘이 나를 테어나게 하심에 그 재주가 반드시 쓰임이  있으니)



天金散盡還復來(천금을 다 쓰버려도 다시 돌아 오는 법이다))



烹羔宰牛且爲樂( 양을 삶고 소를 요리하여 한번 놀아보자)



會須一飮三百杯( 모름지기 술은 한번 마셨다 하면 삼백배는 마셔야 하는지라)



岑夫子丹丘生(잠부자선생아, 단구생아)



將進酒君莫停(장차  술을 권하노니 그대들은 술잔을 멈추지 말게나)



與君歌一曲(그대를 위하여 노래를 한 곡 부르겠으니)



請君爲我側耳聽(바라건데 그대는 나를 위하여 귀를 귀울어 주게나)



鐘鼎玉帛不足貴( 권문세가나 값진 물건들은 족히 귀하다 할 수 없거늘)



但願長醉不願醒( 다만 오래 취하여 있기를 바랄 뿐 깨기를 바라지 않는다)



古來賢達皆寂寞(옛부터 현자나 달인들은 잊혀졌으나))



唯有飮者留其名(오직 술을 마시는 자만이 그 이름을 남겼도다)



陳王昔日宴平樂( 진의 왕 曺植이 옛날 평락전에서 잔치를 베풀때)



斗酒十千恣歡謔( 천만금을 주고 말술을 사서 즐기고 희롱하기를 마음껏 했노라)



主人何爲言少錢(아물며 주인인 내가 돈이 적다로 말할 수 있겠는가?)



且須沽酒對君酌( 모름지기 술을 사서 그대에게 권하노니)



五花馬千金구(값진 말과 천금이 나가는 모피가 대수냐)



呼兒將出換美酒(장차 아이를 불러내어 아름다운 술과 바꾸어 오게하여)



與爾同銷萬古愁(그대와 더불어 인간이기에 짊어지고 가야하는 만고의 근심을 녹여보자구나!!!)







이리하여 장진주는 끝이 납니다. 천하명문이요, 인생사를 이렇게 멋지게 읊은 글은 일찌기 보지 못하였습니다.



밤이 깊어 우리는 공항으로 이동하여 서울로 오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수일간의 피로로 곧 잠이 들었고 꿈속에서 나는 찬란히 비상하는 금발의 야수를 보았습니다.



이내 눈을 떠자 온 사방이 새해의 태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2004년을 시작하는 첫 출발입니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이은상선생이 조국을 위하여 한 기도를 생각하고 기도 했습니다.



푸른 바닷가에 푸른 민족이 살고 있다.



태양같이 다시 솟는 영원한 불사신이다.



고난을 박차고 일어서라, 빛나는 내일이 증언하리라.



산 첩첩, 물 겹겹 아름답다, 내 나라여



자유와 진리와 정의위에 오래거라, 내 역사여



가슴에 두 손 얹고 비는 말씀, 내겨래 잘 살게 하옵소서.





(장진주 두째구절에서 후반부 글이 사라 졌는데 오늘 오전 첫 재판 마치고 급히 작성했습니다.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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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첫댓글 04.09.08 23:20

    후반부가 또 사라졌군. 이것도 운명인가. 3번째네.

    답글
  • 04.11.09 10:23

    서노 석학께서는 한시를 자주 읊으시는구만 ~! 빼삥강 찐빵도 먹었는가?

    답글
  • 04.09.09 15:38

    읽어면 읽을수록 깊은 맛이나네 , 어젠 삼백배가 아니라 삼십배로 K.O 당했네.

    답글
  • 04.09.09 22:26

    친구의 풍유가 부럽네.

    답글
  • 04.09.10 08:37

    판토님이 酒仙을 닮아가는군. 본래 뗏놈드은 뻥이 세잕아.

    답글
  • 04.09.11 09:31

    옛날에 전장억 은사님께서 우린 이과라고 자세히 가르쳐 주시지는 않았지만,명경지수(明鏡之水)에 대하여 소개 하셨던 기억은 쪼맨창 나능구마...그기 그키나 맑응깅가,그래서 백발의 슬픔도 그대로 토해 내능깅가!!!

    답글
  • 04.11.10 08:01

    선호님! 작업하다가 빠졌다면 나중에라도 찾아서 수정해 올리기 바랍니다 ! 빠진것을 그냥두면 선호님 글읽는 사람은 읽을수록 엉터리를 배우게 되는 꼴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