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수구미 한뼘길 걷기

하일도 2021. 11. 30. 17:35
비수구미 한뼘길 걷기
어제 토요일은 향우회 등산모임에서 화천 파로호 비수구미 트레킹을 했다.
비수구미 트레깅에 대하여 tv에서 소개된 적도 있다 하나 나는 전혀 알지 못하고 참가했다.
관광버스로 파로호 하류까지 가서 그곳에서 요트를 타고 비수구미 한뼘길 출발지점으로 가서 3시간 가량 걷고 다시 요트를 타고 식당에 모여 식사를 한 후 평화의 댐 등을 관광하는 일정이다.
한뼘길은 호수를 낀 산 벼랑길에 철망을 세우고 겨우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한 임도(林道)이다.
한뼘길은 낙옆이 무릎정도 높이로 쌓여 도로가 보이지 않고 잘못 딛어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발이 철망 밖으로 미끄러져 내려 가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걷는 것이 호기심도 있고 재미도 있었다.
한뼘길은 호수를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를 계속한다.
하매나 끝이겠지 하면 구비구비 같은 길이 계속된다.
길 곳곳에 노송이 넘어져 길을 막고 있어 낮은포복 등 온갖 유격훈련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욱 괴로운 것은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끝나지 않는 길은 없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오후 5시경으로 날씨가 어둡다.
요트로 다시 식당으로 이동하여 늦은 식사를 하고 나오니 깜깜한 밤이다.
버스가 식당 가까이 있는 줄 알았는데 길이 좁아 들어 올 수 없어 4킬로미터 걸어나가야 한단다.
모두 핸드폰 전등을 켜고 좁은 길을 걸어 나갔다.
파로호 갓길로 나오니 길은 다소 넓어 졌다.
모두 불평을 하면서 힘들게 걸어가는데, 한 동료가 "하늘을 보라, 별들이 반짝인다, 오늘 힘든 여행보다 더 갚진 것은 밤하늘의 별을 본 것이다"고 외쳤다.
과연 하늘에 수많은 별이 흘러 내린다.
갑자기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가 생각난다.
"저 하늘엔, 저하늘엔 별이 있고,
내 가슴엔, 내 가슴엔 사랑이 있다"
밤하늘을 보고 걷다보니 어느듯 버스가 있는 것에 도착했다.
모두 기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출발을 기다렸으나 엔진 시동을 걸어도 클러치로 구동이 되지 않는다.
벌써 출발한 1호차량을 불러 버스 1차량에 80여명이 타고 가다가 가평 휴게소에 와서 대기하던 다른 차량을 타고 출발지로 왔다.
비록 힘은 들었지만 가슴에 남을 추억이다.

2021. 11. 27. 이선호
백문현, 배병화, 외 3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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