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규(태풍)...4
요사이는 하루하루 꽃잔치입니다.
금화규가 하루에 보통 7-10 송이 피다가 오늘은 태풍 난마돌을 만나
11송이 최고로 많이 피었네요.
금화규는 태풍을 좋아하나 봐요.
8월 초 태풍 송다와 트라세 때 최초로 꽃망울을 터뜨렸거든요.
한달뒤 태풍 힌남노때 5송이를 피었어요.
금화규는 꽃잎이 5개로 되어있고, 그 열매인 씨방도 5개입니다.
꽃잎은 나비의 눈썹(蛾眉)처럼 곱게 말려지듯이 올라가 때로는
여인의 가날픈 자태 같기도 하고 노랑나비가 너울너울
날개 짓을 하는 듯 해요.
그런대 꽃이 어찌 춤을 출 수 있나요.
정숙한 숙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은 바람입니다.
장엄한 금화규에 태풍이 불어 높다란 나무에 달린 큰 꽃이
비로소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높.푸른 하늘에 춤추는 모습은 한복 단장한 어여쁜 여인이
제비처럼 그네를 타는 모습같기도 하고,
꽃깔 쓴 여승이 곱게 춤추는 것 같기도 해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춤도 오후 4시가 되면 끝나고
활짝 편 잎을 조금씩 닫기 시작합니다.
밤이 되면 잎을 완전히 닫고 하루밤 침묵의 시간으로 들어 갑니다.
다음날 꿀뚝과자 같은 큰 꽃이 그대로 떨어집니다.
수명을 다한 꽃잎이 어지럽게 떨어지는 모란, 목련, 라일락, 장미,해바라기,
코스모스 등과 달라 왠지 여왕의 품위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아침이 되면 떨어진 꽃을 주어 말려 차로 끓여 마십니다.
날이 갈수록 꽃나무는 하늘을 향해 내키보다 훨씬 높아지고,
아직 꽃을 피울 꽃망울은 많이 남았습니다.
저녁 무렵에는 다음날 꽃을 피울 꽃망울은 마치 오리주둥이 처럼
노란 꽃대를 쭉 내밀고 있지요.
요사이는 온 천지가 공원이고 꽃밭이라 수많은 꽃들이 있지만
나의 가을은 온통 금화규 하나로 가득합니다.
봄에는 모란과 놀듯이.
2022.9.19.
높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그 자태를 한껏 뽐냅니다.
떨어진 꽃, 마치 꿀똑과자 같아요. 이를 말려 차를 끓여 먹어요.
호박꽃도 덩달아 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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