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새(蓑笠翁)
너는 누구인가?
외다리에 잠자는 듯 꼼짝도 하지 않고
서있는 너는 누구인가?
도롱이에 삿갓 쓰고 세월 낚는 도인인가?
홍제천을 노닐면서 가끔 마주치는
너는 도대체 누구인가?
고사에 나오는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인가?
그렇다면 한번 날아 하늘에 닿고,
한번 울어 새상을 깜짝 놀라게 해 다오.
아니면 가끔 날개짓도 하고,
울기도 해 다오.
집에서 홍제천을 따라 안산을 가면서 늘 보는 왜가리입니다.
홍제천은 본래 건천(乾川)입니다.
장마나 폭우가 내릴때 북한산에서 내려온 물이 사정없이 한강으로 내려 가다가
곧 땅으로 스며들어 바닥이 마릅니다.
이런 건천이 문명의 하천으로 변했습니다.
한강물을 안산으로 끌어올리고, 하천 바닥에 보를 놓고 모래 대신 진흙으로 성토하여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변모시켰습니다.
그러자 한강에 사는 각종 고기들이 올라와 놀게 되고, 이들을 먹이 삼아 각종 새들이
모여듭니다.
대표적인 고기가 잉어이고, 새들은 백로, 왜가리, 가마우지 등이고 가끔 뱀도 보입니다.
그래도 내게는 좀 생소한 것이 왜가리라 홍제천을 노닐때 마다 사진을 찍곤합니다.
가끔 먹이활동도 하지만 겨울이면 돌 위에 서서 온갖 눈.비, 찬바람 맞으며
깃털 날리면서 잠자는듯 서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립옹이라 부릅니다.
2022. 9. 25. 국회 운동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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