楓橋夜泊(풍교야박)
흥취한 기분으로 집에 와서 테라스에 올라
하늘 중턱에 뜬 달을 보노라.
달이 유달리 크게 보여 달력을 찾아 보니
내일이 첫 서리가 내란다는
霜降(상강)이자 보름이라.
봄부터 호흡을 같이 해 온 식물들은
찬기운에 떨고 있는데,
벌레들은 유난히 큰소리로
이별의 노래를 고한다.
가을이 깊어 갈 때마다
읊는 글이 있으니,
당나라 장계가 지은
楓橋夜泊(풍교야박...단풍나무있는 다리에서 밤을
지세며)이라.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달은 지고 까마귀 울며 하늘에 서리가 가득한데
江楓漁火對愁眠(강풍어화대수면)
강가 단풍나무와 고기잡이 배 등불을 마주보며 나그네 수심에 겨워 졸고 있네.
古蕭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夜半鐘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한밤 종소리가 나그네 배까지 들려오네.
2018. 10. 22.
이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