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탄생

하일도 2019. 6. 19. 15:38

탄생


언제부턴가  경기도 양평 신망원 뒤 농장에 암.수 어미 양이 있어 암놈은 주로 젖을, 숫놈은 뿔과 붕알을 헤드폰에 담아 왔고, 그 사진을 가끔 카톡 등에 올리기도 하였지요.
근데 2년 전인가?
어미 양이 숫놈 새끼를 1마리 낳고 한참 뒤에 큰뿔과 큰 불알을 가진 숫놈이 없어지고 어미 양과 새끼 숫양만 있어 아저씨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니 보신용으로 사람 입으로 들어 갔다 하네요.
작년에는 어미 양과 아들 숫놈이 같은 우리에서 잘 지냈는데, 올 1월 겨울에 원생들의 후식으로 구입한 파인애플 부산물을 모아서 주려고 양 우리에 가보니 두 놈다 없어 졌어요.
나는 순각적으로 2놈 다 사람 입으로 들어가서 이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구나 하고 상당히 아쉬어 했지요.
근데 올 봄에 아이들에게 줄 냉이 된장국 끓이려고 냉이를 캐러 농장쪽으로 가니 배가 부른 어미 양 1마리만 비닐하우스에 있어요.
아저씨에게 그간 사정을 물어보니 어미 양은 겨울이라 추워 집에서 관리했고, 아들 양은 보신용으로 사라졌다 하네요.
나는 이를 보고 죽은 어미 양이 환생한 것이라고 기뻐했지요. 그때 환생이라는 글을 적어 올린 적이 있었지요.


근데 어제 가 보니 비닐하우스 우리에 어미 양이 새끼를 3마리(암놈 1, 숫놈 2)가 있어 어미 양이 새끼를 3마리나 낳았다고 무척 기쁘했지요.

가져간 파인애플 부산물을 새끼들에게 주었으나 먹지 않자, 주인 아져씨가 밖에 메어 둔 어미 양을 몰고 와서 우리에 함께 두고 먹게 하니 어미 양이 먹는 것을 보고 비로서 따라 먹더라고요.
한편으로 새끼 숫놈 2마리도 너들 선대가 그러했듯이 언젠가 보신용으로 사람 입으로 들어가겠지 하고 생각하니 이것이 숫양의 운명이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과거 농촌에서는 농사일을 위하여 힘을 쓰는 숫놈이 가치가 있었고, 숫놈 송아지를 낳으면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소를 이용하여 농사일을 하지않다보니 숫놈의 가치는 별로입니다.

지금은 새끼 잘 놓은 암놈이 최고이고, 숫놈은 사료만 축내는 동물로 푸대접 받고 있지요.

세월 따라 가치도 바뀌고 또, 이것이 세상 이치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새끼 암양
 

 새끼양 3마리가 잔뜩 부른 어미 양의 젓을 빨아 먹어려 하나 어미양이 이를 피한다.


 주로 먹이로 칡덩굴을 준다. 칡덩굴이 사람에세도 좋다고 한다. 좀 더 큰 새끼 숫양이 같은 형제인 작은 숫양을 올라타는 모습을 보니 저런 행동은 보고 배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젓이 불어 엄청 크다. 쌔끼들이 먹어려고 하니 피한다.


 파인애플 부산물을 양에게 주었다. 근데 과거 처럼 잘 먹지 않는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먹이니 곧 익숙해 지리라 본다.


위 사진을 올리니 모두 고구마 같다고 한다.  

우라가 저 젓 한통만 먹어도 배가 불뜩 일어나리라 본다.


 이날 원생들에게 찹스테이크를 해주었다. 일일이 손질한 미국산 쇠고기인데 냉동육이 아니라 한다. 20근 정도다.


 각종 야채, 버섯 등을 넣어 후라이판에 익혔다. 탱글탱글하고 고기 육질이 연했다. 맛 좋다, 원생들에게 인기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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