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9. 10) 가을비 속에 우리집 닥풀꽃이 첫 꽃망울을 터트렸어요.
날이 맑다면 푸른 가을 하늘속에 화사하게 뽐내는 연인이 되어 나에게 다가왔을 것인데...
앞으로 거의 매일 하나씩 필 것으로 보여요.
20여 나무가 자라다가 화분의 양분을 너무 많이 빼어가 지금은 6나무만
키워요.
마른 고추도 3,4근 정도 땄어요.
지금 다시 고추 꽃이 많이 피어 서리가 내리기 전에 절반은 붉은 고추로 수확할 수
있어요.
가을 푸성귀는 망했습니다.
화분 10개에 배추랑, 무를 심었는데 뽑아 먹기 좋을 때가 되면 비둘기들이 날아와 초토화
시킵니다.
다시 씨를 뿌리면 또 와서 아작을 냅니다.
김광균은 성북동 비둘기라는 시에서
비둘기를 축복과 평화를 기져다 준다고 했으나,
내게는 아침에 일어나 쫒는 원수같은 새가 되었네요.
작년까지만 해도 까치도 가끔
나타나고, 비둘기를 꼼짝 못하게 하는 이름 모를 다소 큰 새가 가장 높은 피뢰침에서 우리집 작물을 지켜 주었는데...
이제 골치 아픈 비둘기 무리들이
주인이 되어 온갖 작물을 다 뜯어 먹고 있어요.
오이도, 고추도, 가지도.
비둘기가 내게는 을이 아니고 갑이 되었네요.
과거 꿩 잡을 때 콩에 구멍을 뚫어 사용한 싸이나(청산가리)
생각이 절로 나네요.
그래서 집사람이 모래네 시장에서 일산 열무를 사서 열무김치 담궈 떼오리고 있어요.
오늘(9. 11) 아침에는 밤새 내리던 비가 다소 그치고 2번째 닥풀꽃이 꽃망울을 터트렸어요.
비방울을 잔뜩 머금은 닥풀꽃
오늘(9. 11.) 아침 비가 다소 그친 뒤 꽃망울을 터트린 2번째 닥풀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