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배속의 실뱀(기생충 연가시) 이야기
요즈음 봉준호 영화감독이 기생충이라는 영화로 국내는 물론 국제 영화제에서 입상을 하여 지구촌이 떠들석하다.
특히 기생충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부분에서 수상을 하면서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이 영화에 대하여 다양한 견해가 쏟아져 나온다.
나는 이 영화를 보지 않아 제대로 된 촌평을 할 수 없다.
어떤 분은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은 것은 미국 헐리우드 영화계를 좌파들이 잡고 있고, 올해부터는 수상 대상 작품이 미국 영화에 한정하지 않으며, 위 영화를 만든 CJ와 사주 이미경의 홍보비용 등 막대한 자금력과 로비력이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혹자는 계급투쟁점 관점에서 만든 영화라 하기도 하고, 강자에게 희생당하는 약자의 통쾌한 복수를 연상케 한다고 하지만 그 비극적 결말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기분을 웬지 찜찜하게 한다고 한다.
특히 기생충 자체가 풍기는 인상도 그렇게 호의적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이 의기양양하게 개선장군이 되어 국내로 돌아와서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로 청와대에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마련한 영화속의 음식인 짜파구리를 소재로 앙천대소하는 장면을 두고 많은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고 있다.
그 때가 우한 폐렴이 창궐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하여 1명이 사망하였다는 소식이 있던 때라 더욱 그렇다.
기생충이라하면 떠오르는 어릴 때 기억이 있다.
하나는 일반적으로 회충인데 당시는 위생상태가 열악하여 대부분 어린이들은 회충에 감염되어 있었고, 학교에서 지급하는 회충약을 먹고 똥속에 나오는 회충 수를 세어 학교에 보고하였다.
10마리 이상 나오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나는 보통 3-4마리는 나왔다.
당시 똥속에 나오는 회충은 지렁이 같이 생겼으나 흰색이었고, 우리는 이를 거시라 했다.
또 하나는 사마귀 뱃속에 있는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인데 여기에서는 후자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우리는 어릴때 배가 부른 사마귀를 죽여 배속에 있는 연검은색의 긴 실뱀을 꺼내어 가지고 놀곤 하였다. 사마귀 1마리에 1마리의 실뱀이 들어 있었다.
당시는 그 실뱀이 사마귀의 새끼 정도로 알았는데, 그 뒤 이것이 사마귀를 숙주로
하여 사는 연가시라는 기생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가시가 성충이 되면 암수가 물에 들어가 교배를 하여 미세한 알을 낳게 된다. 그러면 모기가 이 알을 잡아 먹고, 연기시는 모기의 몸속에서 자라게 되며 이때
모기가 연가시의 1차 숙주가 된다.
또 사마귀가 모기를 잡아 먹으면 연가시가 사마귀 배속에 들어가 한뼘이상의 실뱀으로 자라며 사마귀가 연가시의 2차 숙주가 된다.
다
자란 연가시가 다시 번식을 하려면 사마귀 배에서 나와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사마귀는 물을 아주 싫어한다고 한다.
그러나 성충이 된 연가시는 사마귀를 물로
유인하기 위하여 사마귀 뇌에 독을 쏘아 중독된 사마귀가 갈증을 느끼고 물를 찾아가서 물에 빠져 죽게 된다. 그러면 죽은 사마귀 배속에서 연가시가 물속으로 나와 다시
짝을 만나 알을 낳는다. 이렇게 하여 자연의 순환이 계속된다.
이때 우리가 사마귀를 우리 체제를 지켜주는 국가라면 연가시라는 기생충은 과연 국가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그 기생충은 자신에게 살 수 있는 공간과 양분을 빠앗아 먹고 자라다가 종국에는 그 체제를 무너트리고 자신의 삶을 이어가게 된다.
우리가 체제를 안전하게 유지하려면 숨어있는 나쁜 기생충을 박멸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자연의 순환으로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우리집
베란다 화분에 있는 식물에는 해마다 사마귀가 자란다.
약을 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도 한다.
사마귀를 볼 때마다 어릴 때 추억을 반추해 본다.
2020. 2.
이선호
장미꽃에 붙에 있는 사마귀
내 옷 상위에 붙어 있는 사마귀. 상당히 배가 부른 것을 보니 연가시가 많이 자란 듯.
화분에 있는 달팽이
2020. 2. 20.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봉준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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