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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악을 논하다

하일도 2020. 4. 22. 07:41

풍악을 논(論)하다.

이선호 추천 0 조회 58 03.11.14 09:32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요즘 우리 까페를 헤집고 다니며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있으니 그 이름 가로데 풍악이로다. 풍악이 처음 등장했을때 이름이 요상하고 웃음끼 마져 주어 많은 사람이 어떤 의미로 아이디를 풍악으로 했을까 궁금해 하는 회원들이 많았으니 본인이 아닌 제3자로서 풍악의 의미를 살펴보고져 한다.



 먼저 같은 개령고을에서 자란 우재옥이 "풍악을 울려라의 풍악인가 아니면 금강산의 가을 이름인가"하고 의문을 제기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나도 처음 이같은 생각을 하고 풍악의 실체와 연결을 해보려 했으나 풍악의 실체를 제대로 알기 전에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었다.

 때마침 상록리조트에서 함께 할 시간이 있었는데 정말 말과 행동이 살아 움직이고 거침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유머가 넘쳐 주위 뭇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그렇다면 정적인 금강산의 가을 이름은 아니겠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러면 어떻게 그려야 하나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자로 風은 여러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면 풍의 의미를 짚어보면서 맞춰 보기로 하고 거리가 먼 뜻은 버리고 몇가지로 좁혀 봤다.

 먼저 풍류(風流)할 때의 풍이 떠 올랐다. 이때 풍은 세속의 격식에 얽메이지 않고 시와 음악,춤.술등을 즐기며 자연과 벗하여 지내는 선비의멋으로 풍중의 최상이다. 이것은 내가 풍악의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상태에서 섣불리 판단을 내릴수 없었다.

 다음으로 풍치다(화투의 풍이 아님)고 할 때 풍인데 이는 풍각장이들이 과장된 표현을 하는 것을 이름이며, 이는 풍중의 저급한 虛風으로 풍악의 실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風物,風樂할 때의 풍인데 이는 우리전통의 옛음악 또는 농민들의 음악인 사물놀이인데,과연 풍악이 어느정도 풍악에 조예가 있으며 어떤 악기를 어느정도 구사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나  빗내 농악의 고장인 개령에서 태어나 자란 것으로 봐서 일응 수긍이 가는 면도 있다(참고로 나도 꽹가리을 서툴지만 이해하고 다룰줄 안다).



 다음으로 "풍악"할때 악에 대하여 살펴본다. 악은 단순히 樂으로 연결할수도 있지만 나는 嶽으로도 사용할수 있는 소지도 많다고 본다. 전자의 악은 말그대로 음악이나 시류를 즐김정도로 해석하면 되지만 후자의 嶽은 그 분야에서 으뜸을 나타내는 의미로서 풍의 대가에 대하여 붙혀지는 이름이다. 이는 김용이 지은 동방불패(소오강호로 소개된적도 있음)에서 나오는 오악검파을 생각하면 악의 의미를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과연 풍악의 실체에 맞는  풍악이 무엇일까. 나는 풍악과 우연히 채팅기회가 있어 본인에게 직접 물어 본바,풍악께서 가로데 "음주가무을 즐기고 풍악을 좋아해서 풍악이라고 했다"고. 그렇다면 내가 언급한 첫번째와 세번째 풍에 해당하는데 과연 훌륭한 아이디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나는 아직 풍악이 멋드러지게 술을 마시고 음악을 하며 춤을 추는지 또 어떤 종류의 풍물을 잘 구사 하는지 보지 못하여 흔쾌히 풍악의 말에 동참하기 어렵다. 풍악이 멋진 아이디로 우리 까페에서 대풍을 일으키고 지친 우리 동료들에게 지속적으로 그늘을 제공해 준다면 나는 그 실체를 인정하고 風樂이 아닌 風嶽으로 불러주고 싶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대 아이디는 풍중의 하류인 풍각장이의 허풍이 될것이니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맥진하기 바라면서, 두서없는 글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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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첫댓글 03.11.10 12:31

    風嶽 !! 나또한 선호친구 말씀에 동감이야.개령시 황계면이 풍악의 고향이 아닌가? 풍의 대가로서 카페의 큰일꾼이 되시게나.

    답글
  • 03.11.10 15:20

    風嶽이라! 이미 풍악님은 우리 까페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 친구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선호님의 논조에 전혀 무리가 없으며 공감합니다. 엄포 비슷하긴 하지만...ㅋㅋㅋ

    답글
  • 03.11.10 15:43

    선호님! 넘 거창하게 시작해 내가 몸둘바를 모르겠소. 나보고 살신성인이면 고진감래를 말하는것 같은데... 흠. 난 아무래도 호보연자요 심조불산이 적합한듯....

    답글
  • 03.11.11 08:06

    어허~ , 이거 아침부터 막걸리 생각 나게 하는구만...

    답글
  • 03.11.11 17:57

    쭈~우~욱 한잔 하시요~~머시가 걱정이요. 이 나이에 그런 걱정은 하덜덜 마시랑께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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