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내가 좋아한 글(송설 37)

장군아!

하일도 2020. 4. 21. 21:02

장군아!

이선호 추천 0 조회 37 03.11.06 02:06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이 노래는 십수년전에 먼저간 고향 친구를 그리면서 3년 전에 읊은 노래(lied)로서 오늘 고향친구 만나 대취하여 집으로 걸어 오면서 밝은 가을달 보고 그리움에 사무쳐 다시 볼러 봅니다. 동기생들의 해량을 바랍니다.



      장군아!

 

 너 떠난지 벌써 10여년이 흘렀구나. 서울로 올라온 너를 보았을 때 장대한 육체는 굳어 있었고, 아무리 불러도 초점 잃은 너의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가을 낙엽과 함께 너는 이승을 떠났고, 너를 떠나보내는 나의 비통한 마음은 금할 수 없었다.

 고향 친구들은 너의 시신을 메고 덕촌초등학교 앞 양지바른 터에 너를 묻고 눈물을 뿌렸다. 다음 해 8.15.행사후 함께 너의 무덤 앞에서 술을 뿌리며 너를 애도 했다.



 너는 비록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마음이 넓어 언제나 웃는 얼굴에 당당 했어며 결코 비굴하지 않았고,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용기를 가졌다.

 어린 시절 너는 많은 시간 나의 짝이 되어 불가사이한 전설을 이야기 하고 힘으로 자웅을 겨루며 우정을 키워 왔다.

 젊은 시절 너는 고향을 지키면서 집배원으로 고향사람들의 벗이 되어 주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 마을 저 마을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면서 삶에 지친 농부들과 술과 땀을 나누며 애환을 함께 하였다.

 야망의 좌절과 사랑의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에게 너는 언제나 그늘이 되어 주었고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내가 고향을 찾을 때면 으레 너는 나를 찾아와 술잔을 나누었고 복잡한 세상을 얕잡아 보며 통쾌한 웃음으로 세파에 찌든 근심을 털어 버리곤 하였다.

 특히 너는 술을 좋아 하였다. 반갑게 맞아주는 농부들의 술잔을 마다하지 않았고, 이것이 네가 일찍 떠난 이유이기도 하였다.



    아, 슬프다!

 너는 가고 없고, 고향을 찾을 때 텅 빈 가슴에 적막감만 감돌고.......,

이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삶이 한바탕 어지러운 꿈이고 죽음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 할진데,너의 떠남을 즐거워 하지 못하고 슬퍼하는 것은 생노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의 정 때문이련가. 

  이제 너의 대한 추억도 내 가슴과 뇌리에서 자꾸만 사라져 가고 있고, 매년 찾는 8.15.행사 때에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너의 묘지를 쳐다볼 뿐이다.



   친구여!

 영혼이 있거든 들어라.

 너에 대한 나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주라.

 그리고 친구가 따라주는 술잔을 받아라.



  - 새천년 가을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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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첫댓글 03.11.06 09:45

    선호 살아있네. 나 윤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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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11.06 10:57

    나를 부르는 줄알고 깜짝 놀랐자나.

    답글
  • 03.11.06 11:07

    아이 깜짝이야! 김장군도 놀랬지만, 내 고향이 김천시 개령면 덕촌3동(터골)일세...

    답글
  • 03.11.06 13:39

    삶이란 것이 죽어 가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지!! 나약한 정 이라도 피우고 가신 분이시니 술잔을 받으실걸세...

    답글
  • 03.11.06 20:46

    김정두장군,덕촌우재옥이 깜짝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글에서 장군의 본명은 장재호인데, 기골이 장대하여 장군이라 불렀네. 나는 구미시 옥성면 덕촌동일세.

    답글
  • 03.11.08 08:58

    쓸개가 뭐꼬? 웅담먹었누 쓸개가 뭐꼬? 웅담먹었노? 쫌 농가줘라! ,글구 덕촌촌사람이 동시 입성했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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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12.06 10:24

    선호님! 이번엔 쓸개에 대해 연구해보자

    답글
  • 03.12.06 17:53

    윤쓸개는 보통 쓸개가 아닌데. 웅담보다 맛이 다양할거야. 먹어 봐야 표현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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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12.06 21:52

    나도 공감이야! 쓸개는 한 번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을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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