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내가 좋아한 글(송설 37)

백수, 장로, 원로

하일도 2020. 4. 22. 21:58

유머 백수,장로,원로.

이선호 추천 0 조회 32 03.12.09 16:55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내 대학 동기중에 이름이 백0수라는 사람이 있다. 인물도 잘 생기고 키도 크고 언변도 좋아 한마디로 팔방미인이다. 이 친구도 대학을 졸업하고 일류 기업에 취직하였으나 마음은 항상 딴곳에 있었다. 다행이 마누라가 약대를 나온 약사라 직장에 다니지 않아도 굶어 죽을 사정은 아니었다.

직장 몇년 다니다가 그만두고 공부한다고 하면서 마누라에 의지하여 이곳 저곳 돌아 다닌다. 그러나 생각대로 잘되는 것이 없다. 우리 동기들은 이 친구를 백수라고 부른다. 물론 이름도 그러하니와 놀고 먹는 다고 그렇게 불렀다.

오랜 세월이 지나 함께 만날 기회가 있었다. 우리들은 이 친구를 백수라고 부르며 반가워 하였다. 그러자 이 친구 왈, 나는 백수를 탈피했으니 백수라 부르지 말고 장노라 불러달라고. 이에 우리 모두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아직까지 직장없이 놀고 먹고 있고, 교회에 다니지 않은 뿐만아니라,천성으로 보아 교회다닐 위인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모두, "야 임마, 네가 언제 교회다녔다고 장로냐? 헛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이친구 왈, 백수 10년에 장로가 되었는데, 여기에서 장노는 교회장로가 아니라 장~노는 사람이라고 했다. 모두 배를잡고 웃었다. 그후 이친구는 마누라를 데리고 강원도 탄광촌으로 갔다. 그곳에 가면 환자가 많아 약장사가 잘된다면서.

그후 10년이 되어 또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그를 장노라고 부르면서 반겨 주었고 그는 탄광촌에서 약장사 하면서 있었던 무용담을 재미있게 애기해 주었다. 그런데 이친구 왈, 자기는 이제 장로가 아니고 원로이니 원로라고 불러 달라고 한다.

그 이유인즉 장로 10년에 원로가 되었으며, 원로는 원래부터 노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 모두들 배를 잡고 웃었다. 원노는 원노나름대로 세상살이에 얼마나 고충이 있었겠나마는 걱정해주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유머로서 분위기를 일신해 주었다. 나는 원노의 여유있는 유머를 생각하면서 잘 지내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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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첫댓글 03.12.09 17:06

    하하! 선호님 오늘은 백수를 연구 하셨네. 나릌대로 이유있는 호칭들 . 본인도 그길을 얼마나 고행과 수련을 통해 얻은 이름일꼬 ㅋㅋㅋㅋㅋㅋㅋㅋ

    답글
  • 03.12.09 19:47

    근디,원로가 10년 뒤에는 뭐가 될꼬???

    답글
  • 03.12.09 21:29

    돈 많이 벌어갖고 일하기 싫다고 노는 친구도 있던데.. 그 친구에게 붙여진 이름 "화백" 풀이하면 화려한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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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12.09 23:12

    원로가 10년 되면 영노가 안될까.. 영원히 노는 사람..

    답글
  • 03.12.09 23:56

    카페에도 장노는 사람과 원노만 있잖아.. 구경만하고 기냥 갈랐꼬? 어지간하면 코리말좀 쓰고가지 !!!!!!

    답글
  • 03.12.10 15:22

    말호님! 기발하오. 나도 그런 의미로 생각은 했었는데. parkhoon님! 예리하오. 우리 카페 장노와 원노 너무 많아요. 다음 코스가 "영노"라는 사실을 안다면 지금부터라도 알아서 하더라고.

    답글
  • 03.12.16 14:38

    우리모두 화백이 됄수있다면 참 좋을틴디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