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핀 황촉규 1호 경비대장
가장 충성심이 강하고 늠름한 螳螂 1호가 17나무 황촉규 중 처음 꽃을 피운
황촉규 1호 경비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당랑 1호는 무술에 밝아 당랑권을 가장 멋지게 구사할 줄 알고 주인을 위하여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합니다.
그가 얼마나 용감한지는 螳螂拒轍(당랑거철)이라는 고사를 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감히 경비대장 1호가 될까 생각도 했으나 새벽부터 출근 전까지 3-4시간,
퇴근 후에 저녁이나 밤에는 2-3시간 지켜 주는 것이 고작이고 이것도 모임이니,
여행이니 하면 지키가 불가합니다.
황촉규가 크가면서 경비대장도 몸집을 불립니다.
이것은 적들을 많이 섬멸한 공로로 주어지는 것 만이 아닙니다.
주인을 지키기 위하여 크고 새로운 갑옷을 갈아 입어야 합니다.
이것을 일러 사람들은 허물벗는다고 합니다.
올들어 우리집 당랑군은 2번째로 허물을 벗습니다.
당랑은 허물벗는 모습을 남에게 잘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장부가 부끄러운 것을 어디 함부로 보여줄 수 있나요?
근데 오늘 당랑 1호가 저에게 허물을 벗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수일 전부터 당랑은 황촉규에 꺼꾸로 메달려
꽃이 피기를 기도하고 있다가 1호 황촉규가 7번째 꽃을 피우는 오늘,
7월을 여는 첫 이른 아침에 꺼꾸로 메달려 허물을 벗습니다.
이 얼마나 위대하고 장엄합니까!
가을이 오고 무서리 내리는 초겨울까지 당랑은 황촉규 꼭대기에 메달려 있다가
줄기에 알집을 만들고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가끔 바닥에 죽어있는 당랑을 봅니다.
그 누구도 萬物化生의 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202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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