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방아꽃

하일도 2024. 7. 16. 14:25

방아꽃

 

어릴 때 시골집 입구 왼쪽편에 잘 다듬어진 멧돌이 있고,

사랑채 한켠에 큰 디딜방아가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이들을 하시든지 사용할 수 있게 집 대문은 아예 없다.

사실상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한다.

멧돌이 있는 곳에 매년 방아풀이 자라서 동리사람들이

멧돌을 돌리고 돌아갈 때 몇 잎씩 따가져 간다.

또 집에서 떡을 하면 모두 우리 디딜방아에서 떡을 찧는다.

디딜방아가 너무 크서 성인 어른 두사람이 가지를 밟아야 들릴 정도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몰라도 지금 사는 빌라 테라스 화분에도

해마다 방아풀이 자란다.

방아는 코리언 민트라 할 정도로 강한 향이 있다.

어린 잎은 따서 쌈을 싸먹거나 채소 비빔밥을 할 때 조금씩 넣는다.

또 된장찌게를 할 때도 잎을 넣는다.

꽃이 피면 강한 향을 내 뿜어 심지어 호박벌까지 불러 모은다.

성인 키정도까지 크며 잎이랑 가지 꽃을 수확하여 말려 두었다가

차를 끓여 먹는다.

올해는 2나무만 키우는데 일찍 자란 방아는 꽃이 한창 핀다.

장마가 계속되니 너무 웃자란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그치고 하늘이 다소 열려 푸른 창공을 본다.

長霖(장림)과 曇天(담천)에도 가끔 하늘이 열려 햇살이 나고,

우리집 테라스 화분 방아꽃이 웃고있다.

202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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