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65

방아꽃

방아꽃 어릴 때 시골집 입구 왼쪽편에 잘 다듬어진 멧돌이 있고,사랑채 한켠에 큰 디딜방아가 있었다.동네 사람들이 이들을 하시든지 사용할 수 있게 집 대문은 아예 없다.사실상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한다.멧돌이 있는 곳에 매년 방아풀이 자라서 동리사람들이멧돌을 돌리고 돌아갈 때 몇 잎씩 따가져 간다.또 집에서 떡을 하면 모두 우리 디딜방아에서 떡을 찧는다.디딜방아가 너무 크서 성인 어른 두사람이 가지를 밟아야 들릴 정도다.이런 이유에서 인지 몰라도 지금 사는 빌라 테라스 화분에도해마다 방아풀이 자란다.방아는 코리언 민트라 할 정도로 강한 향이 있다.어린 잎은 따서 쌈을 싸먹거나 채소 비빔밥을 할 때 조금씩 넣는다.또 된장찌게를 할 때도 잎을 넣는다.꽃이 피면 강한 향을 내 뿜어 심지어 호박벌까지 불러 ..

나의 이야기 2024.07.16

닥풀꽃아, 닥풀꽃아!

닥풀꽃아, 닥풀꽃아! 황촉규와 금화규는 같다고 하기도 하고 다르다고 구별하기도 합니다.내가 보건데 넓게 보면 같고 좁게 보면 다르다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잎 모양 빼고는 다 같습니다.황촉규는 잎모양이 손가락 처럼 깊게 갈라져 있으나 금화규는 오리 갈퀴처럼깊게 갈라져 있지 않습니다.금화규는 황촉규의 일종의 변종으로 보입니다.이것은 4잎 클로바도 클로바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근데 사람들은 희귀한 금화규가 약용으로 사람들 건강에 좋다는 온갖 미사여구를붙어 귀한 신분으로 만들었습니다.마치 4잎 클로버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것 처럼.내가 오래전에 황촉규 꼬투리 1개를 분양밭아 키울 때 이를 내게 준 사람은닥풀꽃이라 했습니다.시골에서 자랄 때 한지를 만드는 닥나무가 생각나서 한지(韓紙)와 무슨 연관이있겠다 생..

나의 이야기 2024.07.08

우리집 황촉규 1호 경비대장 당랑(螳螂)

처음 핀 황촉규 1호 경비대장 가장 충성심이 강하고 늠름한 螳螂 1호가 17나무 황촉규 중 처음 꽃을 피운황촉규 1호 경비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당랑 1호는 무술에 밝아 당랑권을 가장 멋지게 구사할 줄 알고 주인을 위하여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합니다.그가 얼마나 용감한지는 螳螂拒轍(당랑거철)이라는 고사를 봐서도알 수 있습니다.내가 감히 경비대장 1호가 될까 생각도 했으나 새벽부터 출근 전까지 3-4시간,퇴근 후에 저녁이나 밤에는 2-3시간 지켜 주는 것이 고작이고 이것도 모임이니,여행이니 하면 지키가 불가합니다.황촉규가 크가면서 경비대장도 몸집을 불립니다.이것은 적들을 많이 섬멸한 공로로 주어지는 것 만이 아닙니다.주인을 지키기 위하여 크고 새로운 갑옷을 갈아 입어야 합니다.이것을 ..

나의 이야기 2024.07.05

일찍 하늘을 연 황촉규

일찍 하늘을 연 황촉규 오늘 우리집 화분에 있는 향촉규가 하늘을 열었어요.절기상으로는 태풍이 오는 8, 9.월에 꽃을 피우는데 올해는 태풍도 없고,아직 6월이 가기전인 오늘 1나무에 3송이 꽃을 피었네요.2023년 8월에는 태풍 카눈이 오면서 무거운 빗물을 이겨내고힘겹게 큰 꽃잎을 열었고,2022년에도 태풍 송다와 트라세를 맞아 꽃잎을 열었지요.그래서 나는 황촉규를 일러 *너는 태풍을 기다리는 천상의 여인*으로 표현하고여기 페이스북에 6편의 글과 사진을 올렸지요.모란이 지고 가슴 한편이 서운했는데...그 후 봉선화가 피고,우리 빌라 정문 화단에 핀 능소화를 보고 다소 위안을 삼았는데...드뎌 황촉규가 오늘부터 가을까지 쉼없이 내 마음을 채워줄 것입니다.오늘 테라스 화분에 심어진 황촉규를 세워보니 17나무..

나의 이야기 2024.07.02

우리집 능소화(凌霄花)

우리 집 능소화(凌霄花) 내가 사는 빌라(9세대) 출입문 입구에 능소화가 향나무를 걸터타고 잘 피어 있다.33년 전 내가 이 빌라로 올 때만 해도 능소화 덩굴이 빌라 벽을 타고올라가게 되어있었다.몇 해가 지나자 능소화 줄기가 굵어지고 많은 가지가 뻗어 빌라 한 면을 덮으며3층 빌라 지붕 위로 올라갔다.인근에서 자랑할 만한 명소가 되었으나 능소화가 빌라 벽과 지붕을 훼손할까걱정이 되어 능소화 줄기와 가지를 대부분 잘라내고 한 줄기만 살려 향나무를타고 올라가게 하여 지금에 이르렀다.능소화는 덩굴나무로 위를 보고 물체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줄기를 지탱해 주는벽이나 나무가 없으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반면 타고 올라갈 지지대만 있으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한자 말로 凌霄花로 이름 지은 것이..

나의 이야기 2024.06.27

우리집 봉선화(鳳仙花)

우리 집 봉선화(鳳仙花) 화분에서 키우는 식물 중 먹지 않는 것이 봉선화와 황촉규다,먹지도 못하는 식물을 키우는 것은 사치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 굳은 사고방식이다.밖에 나가면 꽃들이 지천으로 늘려 있는데 손수 이를 가꾸는 것은 노력을 낭비하는것으로 하늘에 죄를 짓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그러나 난 13년 전부터 지인으로부터 봉선화를 분양받아 키운다(2년전 페이스북에 봉선화를 키우는 사연이라는 글을 올렸음).올해는 4 나무만 키운다.식물 씨앗들과 섞어서 화분에 심었기 때문에 수십여 개 싹이 올라온다.그러나 채소 등 다른 식물을 위하여 나머지는 모두 제거한다.지금은 적색 봉선화 3 나무와 연분홍색 1 나무만 키운다.보름 전부터 첨으로 봉우리를 내밀던 봉선화꽃이 계속 피고 지고지금이 절정이다.우려했던 벌들도 ..

나의 이야기 2024.06.19

꽃과 벌

꽃과 벌 과거 유행가 중에 꽃과 나비라는 노래가 있다.노래 가사는~너와 나는 나와 너는 꽃과 나비지~라고 끝맻는다.꽃은 나비로 인하여 수분을 하여 열매를 맺고 나비는 꽃에서 꿀을 빨아먹고 생존한다.한마디로 共生관계다.근데 나는 여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나비나 나방은 꽃나무에 와서 알을 낳고이것이 자라 유충이 되어 식물의 잎과 줄기를 먹어치운다.식물이 손해다.완벽한 것은 꽃과 벌이다.꽃은 벌로 인하여 수분을 하고 벌은 꽃에서 꿀과 화분을 취하면서상대에게 아무런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오늘 우리집 테라스 화분에는 호박꽃이 6송이나 피었다.최근에는 호박벌은 고사하고 그 흔한 꿀벌도 날아오지 않는다.갈 수록 찾아오는 벌의 수는 줄어 들고, 올해는 더 심하다.앞동산에는 오래 묶은 아까시아나무 꽃이 만발해도 벌은 ..

나의 이야기 2024.06.03

행복이란

행복이란? 어떤 이는 행복은 기쁨의 강도(强度)가 아니라 빈도(頻度)라고 한다(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행복은 큰 거 한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모든 쾌락은 곧 소멸하기 때문에 커다란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여러 번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그래서 행복은 becoming이 아니라 being이다.칼 헤르만 부세는 이렇게 노래한다.산 너머 저쪽 하늘 저 멀리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기에아, 남들 따라 행복을 찾아갔다가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네.산 너머 저쪽 하늘 저 멀리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기에.요사이 나는 보통 새벽 4-5시에 잠이 깬다.화분에 자라는 식물이 궁금하기 때문이다.매일 식물을 보고 가꾸는 것이 큰 기다림으로 다가온다.아침마다 100-200장 따던 상치는 오늘 아침에 50장밖에 못 땄다,우리 부부가 먹..

나의 이야기 2024.05.28

번뇌(煩惱)

번뇌(煩惱)살아가면서 번뇌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분별(선택)을 할 수 있는 의식이 있다면 번뇌에 빠진다.불가에서 말하는 가장 큰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을 제쳐놓고라도일상에 부딪히는 무수한 번뇌에 시달리게 된다.그래서 108번뇌라는 말도 한다.한마디로 번뇌가 있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증표가 된다.나도 요사이 번뇌에 빠져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50여개 화분에 식물의 씨앗을 뿌릴 때 이것저것 섞어 심는 것은보다 많이 수확하기 위한 탐욕에서 출발한다.각종 씨앗 하나가 화분 하나를 차지할 정도로 크지만나머지 수많은 작물은 주작물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이것이 내 몫이다.물론 먼저 자란 배추나 무는 일찍 수확한다.오래 두면 나비가 날아와 알을 낳아 벌레가 되면 잎을 먹어 치우..

나의 이야기 2024.05.09